'사교육 선행' 방지 차원…영재학교 입시, 서술형 중심으로

사진=연합뉴스
영재 학생들을 길러내기 위한 ‘영재학교’ 입학시험이 내년부터 서술형 중심평가로 바뀐다. 일부 학교만 시행하던 지역인재우선선발 전형은 모든 영재학교로 확대한다. 영재학교의 현행 학생 선발방식이 지나치게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16일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영재학교·과학고 입학개선방안’을 2022학년도 입학전형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우선 교육부는 영재학교의 2단계 지필평가를 서술형·문제해결력 중심으로 바꾸고 비중도 축소한다고 밝혔다. 현재 영재학교는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지필평가, 3단계 면접평가를 거쳐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이 중 지필평가 문항이 지나치게 선다형·단답형으로만 구성돼 있고 선행학습을 조장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가 8개 영재학교의 선다형·단답형 문항 비율을 분석한 결과 수학은 80.9%, 과학은 62.3%였다.

이에 따라 2단계 지필평가에서 선다형·단답형 문항은 수학·과학에서 각각 30% 이내로 축소된다. 문항 수도 수학은 10문항, 과학은 25문항 이내로 줄어든다. 대신 서술형 문항 비중을 확대하고 풀이과정 평가를 강화해 학생들의 문제해결력을 위주로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학교들만 실시하던 영재학교 지역인재 우선선발 전형은 모든 학교로 확대한다. 영재학교의 지역인재 전형은 영재학교 소재지와 미소재지 지역 중학생을 각각 수명 내외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현재 서울과학고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등이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구체적인 운영방식은 해당 학교 및 지역 교육청과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학생들의 영재학교 중복지원도 내년부터 금지된다. 앞으로 학생들은 1단계 전형에서 1곳의 영재학교만 선택할 수 있다. 과학고 준비와 중복되지 않게 영재학교 전형기간은 기존 3~8월에서 6~8월로 늦춰진다. 과학고 전형기간도 기존 8~11월 사이에서 9~11월 사이로 조정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입학전형 시기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자사고와 특목고에서 시행 중인 운영성과평가제도도 영재학교에 도입한다. 학교의 설립목적과 인재상에 맞지 않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시 행정적 제재도 취한다는 계획이다. 영재학교에 대한 운영성과평가제도는 추가 정책연구를 거쳐 2023년부터 반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영재학교 입학전형 영향평가제’도 시행해 영재학교 선발시험의 사교육 유발 수준을 꾸준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은 영재학교‧과학고가 학교 설립취지에 따라 내실 있게 운영되고, 영재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