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공항 뒤집기'에 "사죄부터 하라"…속내는 복잡

부산 하태경 "검증위 결정 환영" vs 대구 곽상도 "김해 신공항 사업 유지"
대구의 홍준표 "가덕도 적극 찬성…대구 신공항 특별법도"
국민의힘은 17일 정부가 김해신공항안을 사실상 백지화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의 태도를 비판하며 대국민 사죄를 요구했다.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신공항 문제'를 4년이나 끌며 부산시민을 괴롭혀온 문재인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국민과 부산시민 앞에 사죄부터 하고 갑작스러운 표변에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속내는 복잡하다.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환영 목소리가 나오지만, 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선 불만 기류가 감지된다.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김해신공항 검증위 결정을 환영한다"며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이 적극 힘을 보탤 것이며, 부산시당 차원에서 '신공항 지원 특별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병수 의원(부산 진구갑)은 페이스북에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신공항 정치'가 시작됐다"면서도 "그래도 좋다.

내일은 가덕도 신공항을 만든다고 선언하라"고 촉구했다.장제원 의원(부산 사상)도 "신속하게 가덕도 신공항 추진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또 다시 지역갈등만 조장하는 불씨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가 지체없이 동남권 관문공항의 입지로 가덕도를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대구·경북(TK)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어 "김해 신공항 확장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구시당 위원장인 곽상도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전문기관의 용역평가를 통해 결정된 국책 사업이 갑자기 부산시장 보궐선거용으로 뒤바뀌어 김해 신공항 건설 사업을 재검토한다고 하니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곽 의원은 "아무 권한도 없는 총리실 검증에 맞춰 백지화 수순을 밟는 것은 국책 사업을 신뢰하는 국민에 대한 횡포"라며 감사원 공익 감사 청구나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경남도당 위원장인 윤한홍 의원도 성명서를 통해 "선거 유불리만 감안한 포퓰리즘 정치가 국가 미래와 영남주민들의 염원을 집어삼킨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대구를 지역구로 둔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 찬성한다"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과 대구 신공항 특별법, 광주 공항 이전 특별법을 동시에 만들어 국토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