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여성이라 소외당해" vs 박선영 "그냥 무능한 것" [이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강 장관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 인사들과 만나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이 "여성으로서 첫 외교부 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기를 쓰고 다하고 있지만 간혹 '여성이기 때문에 이런 건가' 하는 걸 느낄 때가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같은 여성인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 외교가 이미 파탄, 실종단계인데 강경화 장관은 그 원인이 자신의 무능 때문인 줄은 모르고 자기가 여자라서 패싱 당하는 거란다"라고 비판했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16일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 대화' 포럼에 참석해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가 '한국은 여성이 역량을 발휘할 환경이 미진하다'고 지적하자 이 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남성 위주 기득권 문화 속에서 내가 과연 받아들여지고 있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할 때가 없지 않다"면서 "그럴 때마다 그냥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밤에 잘 때 '오늘 할 일을 다 했나'에 편한 답을 할 수 있으면 편히 자고 다음 날을 대비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치권에선 외교부가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다는 이른바 '패싱' 논란이 일고 있었다. 강경화 장관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긴급 안보관계장관 회의에서 배제됐다. 얼마 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일본 방문도 외교부와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장관 주장이 사실이라면 여성 장관을 대거 임명하며 '양성평등' 정부임을 자랑하던 문재인 정부가 실제로는 여성 장관을 패싱해왔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박선영 전 의원은 "자기 능력 부족인데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며 "요즘 나훈아가, 아니 온 국민이 왜 하나같이 테스형만 찾아대는지 이제 알겠다. 너 자신을 알아야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능한 자신은 돌아보지 않고 뭐? 여자라서 무시 당한다고? 메르켈은 남성인가? 대처도 남성이었나? 울브라이트도 남성이고?"라면서 "이들은 모두 강대국 여성들이라고? 그럼, 시진핑과 맞짱 뜨고 있는 대만 차이잉원도 남성인가?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여성 지도자들이 지금 세계 곳곳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반문했다.박선영 전 의원은 "오히려 '무능한 여자'이기 때문에 장관 타이틀을 거머쥐고는! 이 정권에서 여성 장관들은 오로지 여자라는 이유로 그 자리를 꿰찼다고 봐야 한다"면서 "어떤 일을 시켜도 반항하지 않고, 그건 안 된다고 대들지도 않고 창피한 줄도 모르는 철면피들"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