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고대 산성 '아막성'에서 신라시대 대형 집수시설 발굴

고고학적 의미 큰 유물…국가지정문화재 등록 추진

전북 남원시 운봉고원의 고대 산성인 아막성에서 신라 시대 대형 집수시설이 발굴됐다.

남원시는 "운봉고원에 있는 아영면 봉화산의 아막성에서 신라 시대 집수지와 도수로 등을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집수지는 성에서 마실 물을 모아놓는 곳으로 길이 9.5ｍ 너비 7.1ｍ, 최대 깊이 2.5ｍ 규모다.

도수로는 이물질 유입을 막기 위한 시설로, 집수지 주변에 폭 50㎝ 내외로 설치돼 있었다.

또 이들 집수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주열(나무 기둥) 9기도 확인됐다.

집수지 등지에서는 6세기 중반∼7세기 전반에 제작된 신라 토기와 목제 유물, 각종 동물의 뼈 등이 발견됐다.

시는 이들 유물이 신라를 대표하는 것이고, 신라가 아막성을 차지했던 점 등을 근거로 이 집수시설이 신라가 축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막성은 철 주산지인 남원 아영면의 운봉고원 봉화산에 축조된 삼국시대의 석축 산성으로, 신라와 백제가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던 곳이다.

삼국사기에 '백제 무왕 3년(602년)과 무왕 17년(616년)에 백제가 신라의 아막성을 공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번 발굴조사는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가 맡아 작년 2월부터 최근까지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집수시설을 비롯한 이번 유물들은 고고학적으로 의미가 큰 것"이라며 "추가로 발굴조사를 진행해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