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제2공항 도민이 결정…도민이 싫다면 싫은 것"

박원철 도의원 "도-의회-국토부 협의한 프로세스 존중해야"

'제주 제2공항 건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시정연설이 자칫 도민에게 잘못된 예단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나왔다.
17일 원 지사를 상대로 한 제389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박원철 의원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도의회 특위)가 현재 도민 여론 수렴 절차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원 지사의 발언은 (제2공항 건설에 대해) 더는 후퇴할 수 없다는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도와 의회가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어떤 방식이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단계"라며 "지난 1년 가까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국토부 등 3자가 합의를 통해 진행한 프로세스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원 지사는 전날 시정연설에서 '제주 제2공항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가겠다.

현재 도민 여론 수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제주 미래를 위해 책임질 수 있는 합리적 방향으로 도민 의견수렴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의도는 없었다"며 부연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로 하여금 (제2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라는 게 아니다.

공항 건설이 매우 전문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전문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전문가 검토를 거쳐 A안과 B안이 모두 가능하다고 하면, 도민이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전문가 검토 결과 A안은 가능하고, B안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면 도민이 A안과 B안을 놓고 선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신 A안을 받을 것인지 아닌지, 이를 무산시켜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인지 이런 결정을 도민이 하는 것이 맞다"며 "법적으로 기술적으로 전문적인 면이 많기 때문에 검토를 통해 걸러진 안을 가지고 최종 결정을 도민이 하면 된다.

(도민이) 싫다면 싫은 것"이라고 말했다.

도의회 특위 위원장이기도 한 박 의원은 "3자가 협의하고 진행한 프로세스를 존중해주겠다고 해서 고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만, 바로 전문가 부분 때문에 헷갈리는 상황"이라며 "현 공항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제주만이 아닌 김해 신공항 등에도 자문을 했다.

사실상 전문가 등 논의 주장이 팽팽한 상황이다.

특위도 고민하고 있다. 도와 의회가 도민께 이런 양분된 의견을 합의해서 어떤 결정을 내렸다는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