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인으로 구성된 핸드볼 클럽, 국내 생활체육대회 우승

주한 외국인들로 구성된 핸드볼 클럽팀이 국내 생활체육대회 정상에 올랐다.

서울 외국인 핸드볼 클럽(Seoul Expats Handball Club)이라는 명칭의 이 핸드볼 팀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모여 만들었다. 이 팀은 이달 초 서울 송파구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제12회 협회장배 전국생활체육 핸드볼대회 남자 챌린저부에서 4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서울대 OB를 14-8, 경북대를 15-12로 꺾는 등 국내 내로라하는 생활체육 핸드볼 강자들을 돌려세웠다.
이 팀은 2009년 처음 만들어졌고 이후 2014년 해체됐다가 지난해 재창단했다. 현재 20명 정도 팀 훈련에 참여하고 있으며 클럽 대표를 맡은 이록 씨를 제외한 전원이 외국인이다.

서울 외국인 핸드볼 클럽은 여성 회원도 7명이 있는 혼성팀이지만 이번 협회장배 전국 생활체육 대회에는 혼성부가 따로 없어 여성 회원 두 명이 감독과 코치를 맡아 남자부에 출전했다.

헝가리 출신 도로티야 사리 씨가 감독, 독일에서 온 알레나 샤프 씨가 코치로 호흡을 맞춰 남자 선수들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록 대표는 "아무래도 핸드볼 인기가 많은 유럽 출신 회원들이 가장 많지만 아시아와 북중미 등 다양한 국가에서 모인 친구들이 어울려서 운동하고 있다"며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국내에서 핸드볼을 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주장을 맡은 토마 기데 씨는 현재 성신여대 프랑스어문·문화학과 전임교수로 강의하는 등 다수 구성원이 국내 글로벌 기업 등에서 일하면서 핸드볼을 병행하고 있다.

엘리트 선수 출신은 없지만 생활 체육이 발달한 유럽 특성상 학창 시절까지 핸드볼을 즐겨 하던 회원들이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록 대표는 "정식 감독, 코치는 없지만 다들 핸드볼을 오래 취미로 했기 때문에 핸드볼을 잘 모르는 분들이라도 우리 클럽에 오시면 함께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다"며 "앞으로 대학팀과 연습 경기 등 생활체육보다 더 높은 단계에서 경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핸드볼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 한국에서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데 기여하고 싶다"며 "회원들이 장비나 훈련 장소에 대한 걱정이 없이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분도 있으면 더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