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조작' 안준영·김용범, 2심도 징역형…"강동호·이가은 등 피해" [종합]

안준영 PD·김용범 CP 2심도 징역형 선고
각각 징역 2년·1년 8개월
재판부 "조작으로 탈락한 연습생 가장 큰 피해"
"연습생들 평생 갈 트라우마 갖게 돼"
'프로듀스 101' 김용범 CP, 안준영 PD /사진=한경DB
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투표 조작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 김용범 CP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송영승·강상욱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업무방해,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이들에게 1심과 동일하게 각각 징역 2년과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최종 선발 멤버를 미리 정해둔 상태였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문자 투표를 실시해 시청자들을 속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문자투표 수익금을 방송사인 CJ ENM에 귀속시키려는 의사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 판단은 정당하며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방송 프로그램 공정성이 훼손됐고,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과 시청자를 속이고 농락하는 결과가 야기됐을 뿐만 아니라 일부 연습생들은 정식 데뷔해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며 "CJ ENM의 대표이사도 지난해 12월 이 사건과 관련해 시청자와 팬들에게 공개 사과를 하면서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선 책임지고 보상할 것이며, 향후 활동 지원 등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를 시행해나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올바른 피해 구제를 위해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을 공개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시즌1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김수현·서혜림, 시즌2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성현우, 시즌2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강동호가 탈락됐다. 시즌3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이가은·한초원이 탈락됐으며, 최종 순위는 이가은이 5위, 한초원이 6위였다. 시즌4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앙자르디디모데, 시즌4 3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김국헌·이진우가 탈락됐다. 시즌4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는 구정모·이진혁·금동현이 탈락됐으며, 최종 순위는 구정모 6위, 이진혁 7위, 금동현 8위였다"고 밝혔다.단, 제작진의 범행으로 순위가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의해 순위가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 역시 자신의 순위가 조작됐다는 걸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들도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또 이름을 밝히게 되면 정작 순위 조작 행위를 한 피고인을 대신해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연습생들은 평생 트라우마를 갖고 살 수밖에 없고 시청자는 극도의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었던 오디션 결과는 참담하게도 모두가 패자가 됐다"고 말했다.

안준영 PD는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주는 등 제작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업무방해,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히 안준영 PD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도 있다.앞서 1심 재판부는 안준영 PD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3700만원을, 김용범 CP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이 밖에 보조 PD 이모 씨에게는 1000만원, 기획사 임직원 2명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 다른 임직원 3명에게는 각각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안준영 PD 측은 법정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과연 기만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본인이 맡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위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항소심 2차 공판을 앞두고 안준영 PD, 김용범 CP는 각각 10월 15일과 19일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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