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자리 났다고 서울시장 출마? 그렇게 정치해본적 없어"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서울시장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대권직행 의지를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비롯해 윤석열 검찰총장 등 외부 인사에까지 문호를 열고 대권후보 경쟁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선 "당내 인사들을 저평가하는 분위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서울 지역 초선 중에도 신선한 분이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핵 이후 우리 당에서 마음이 떠난 국민들의 마음을 돌려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에 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권 출마 뜻을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1000만 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자리인데 그동안 생각 못한 걸 선거 생겼으니 간다? 저는 그런 식으로 정치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선 출마라는 의지를 밝혀온 사람이기 때문에 '희망22'도 공개적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희망22'는 유 전 의원이 최근 문을 연 사무실 이름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기본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기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에 대해 "보수 유권자들도 정말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권력의지를 가져야 거기서 전략이 나온다"며 "계속 탄핵 가지고 우리끼리 총질해선 탄핵 사태 이후 등 돌린 (다른) 유권자 마음을 돌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종인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계획에 대해서도 "국민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한번이 아니라 열번, 스무번이라도 할수있다 생각한다"고 했다.

차기 대선의 화두와 본인의 경쟁력으로는 경제 문제를 꼽았다. 그는 "수도권의 20~40대 젊은 사람들부터 시작하겠다"며 "그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주택, 일자리 남녀차별, 아이교육 문제 등에 해결책을 제시해 경제적 문제로 (표심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수도권에서 통하면 영남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대표와 홍준표 의원 등을 언급하며 "바깥에 계시는 분들 다 링 위에 올라와서 누가 중도보수의 단일후보가 되는 게 가장 좋을지 경쟁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윤석열 총장에 대해서도 "그만두고 정치를 하신다면 그 링 위에 올라오셨으면 좋겠다. 그걸 막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내년 4월 이후 당 지도체제에 대해 "어떤 체제가 되든 대선후보 중심의 당 운영이 꼭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때 후보를 정했는데 그 후보와 당 대표 간 거리가 있으면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새로 오셔서 일부 노력했지만 아직 국민의 눈에는 국민의힘 전체가 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인상은 못 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우리 당에서 서울시장 되겠다고 하는분에 대해 너무 저평가하는 분위기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여권에서 서울시장 나오겠단 분이 민주당 국회의원이고, 현직 장관이고 이런 분들"이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장관했다는 게 영광인가? 국무회의가서 한마디도 못한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내부에 대고 우리 후보는 안돼 하는 열등감 가지는 건 금물"이라며 "일부 서울 지역 초선 중에는 아주 참신한 분들 있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