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매수시 세입자 계약갱신 거절가능法'…국회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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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졸속 처리 임대차보호법에 국민들 공분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매수해도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으로 거주할 수 없었던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된다.
개정안 대표발의 김은혜 "피해 국민들 목소리 반영되길"
법사위는 18일 전체회의를 개최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대표 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한다.지난 7월30일 처리된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매수인이 실거주를 위해 주택 매입계약을 체결해도 등기를 마치지 않았다면 기존 세입자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방법이 없다. 김은해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이 점에 주목해 매수인이 실거주할 경우 기존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여당 졸속 처리한 임대차보호법에 국민들 공분
실제로 1가구 1주택자임에도 자기 집에 들어갈 수 없어 월세를 구하거나 고시원을 알아보는 등의 피해사례들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정부 여당이 처리한 임대차보호법의 맹점들이 나타나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 낀 매물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둬들이는 현상이 발생, 전셋값 폭등을 야기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김은혜 의원의 개정안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조건에 '새로 주택을 매입하는 양수인이 실거주를 목적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를 추가해 여당의 임대차보호법 개정 취지를 일부 인정함과 동시에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7월30일 개정된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 상 계약갱신요구 거절 사유에도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라는 문구가 이미 있음에도 실거주 증명의 모호성을 앞세운 법무부 주장은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피해 국민들의 목소리 법안심사에 반영되길"
해외 사례도 참조했다. 김은혜 의원이 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국이나 프랑스의 경우 '주택을 매각하려는 경우'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에선 임대인이 재산 처분을 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 경우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 대입하면 1가구 2주택으로 인한 세금폭탄이 예상됨에도 세입자로 인해 주택 매매가 불가능한 경우가 될 수 있다고 김은혜 의원은 설명했다.미국의 경우에는 계약갱신요구를 강제하는 규정이 사실상 없으며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의 '주택임대차보호법'보다 강화된 '차지차가법'으로 임차인 퇴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되자, 계약갱신요구를 불허하는 '정기차가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김은혜 의원은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 선진국들이 무제한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했으나 이는 일부 사실만 발췌한 것이다. 이들 국가는 주택 매매의 경우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면서 "자신이 산 집에 자신이 들어가지 못하고 떠돌아다녀야 하는 피해 국민들의 목소리가 이번 법안심사에서 반영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