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가질 수는 없지"…미국 법무장관 압박한 멕시코 외교장관

미국서 체포된 멕시코 전 국방장관 석방 교섭 뒷이야기 공개
미국이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한 살바도르 시엔푸에고스 멕시코 전 국방장관을 석방키로 한 것은 멕시코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에 따르면 그는 바 장관에게 미국 정부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에 대한 기소와 멕시코와의 협력 관계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한꺼번에 두 가지를 가질 수 없다"며 미국의 결정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에 대한 재판을 계속한다면 멕시코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이어나갈 수 없다"고 못박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결국 미국 법무부는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 상대 소송을 취하하고, 멕시코로 추방키로 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도 이날 검찰의 기소 취하 요청을 받아들였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내 말이 바 장관을 불안하게 만든 것 같다"고 자평했다.

다만 그는 바 장관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멕시코가 취할 조치를 언급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협력만 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한편 미국 정부는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이 추방된 뒤 멕시코 법에 따라 수사를 받고 기소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고국으로 귀환한 뒤에도 기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에브라르드 장관은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은 자유인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선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군부에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을 기소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시엔푸에고스 전 장관은 장관 재직 시절인 2015∼2017년 뇌물을 받고 마약 밀매 조직을 도왔다는 혐의로 미국 당국에 체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