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사회 "'고투 트래블' 감염급증 계기"…정부 "계속 추진"

日의사회 회장 "왕래 자제" vs 관방장관 "일률 자숙 불필요"
코로나 신규 확진·중증자·병상 사용률…곳곳에서 '경고음'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 의사회는 여행 지원 사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이 감염자 급증의 계기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나카가와 도시오(中川俊男) 일본의사회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고투 트래블에 대해 "(감염자 급증의) 계기가 된 것은 틀림이 없다"며 "감염자가 증가한 타이밍을 생각하면 충분히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카가와 회장은 "코로나에 익숙해지지 말아달라. 만만하게 보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면서 오는 21~23일 사흘 연휴 기간에 감염 확산 지역에서 왕래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의 감염 상황에 근거해 현(縣·광역지자체)을 걸친 이동에 대해 일률적으로 자숙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토 장관은 고투 트래블에 대해서도 "감염 방지책을 따르는 여행으로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계속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전날 일본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2천201명으로 처음으로 2천명을 넘었다.

지역별 신규 확진자는 도쿄도 493명, 오사카부 273명, 홋카이도 233명, 가나가와현 226명 순이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고투 트래블 사업에 참가한 숙박시설의 종업원 중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누적 인원은 144명에 달한다.
고투 트래블이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에도 일본 정부가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침체에 허덕이는 관광업과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집권 자민당의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정조회장도 기자회견에서 고투 트래블 사업에 대해 "관광, 음식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우선 중증화 가능성이 큰 고령자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전날 도쿄도에서 확인된 감염자 493명 중 65세 이상은 77명으로 종전 기록인 5월 1일 69명을 넘어 최고치다.

고령자 감염 확산 이유로는 가정 내 감염 증가가 꼽힌다.

전날까지 일주일 동안 도쿄도에서 확인된 감염 경로 중 가정 내 감염은 40%를 차지한다.

후생노동성이 집계한 일본 내 코로나19 중증자는 17일 기준 276명으로 1차 유행 때 정점인 4월 30일 328명보다 적지만, 2차 유행 때 정점인 8월 23일 259명보다 많아졌다.
코로나19 병상 사용률도 상승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집계에 따르면 17일 기준 병상 사용률은 홋카이도가 72.0%, 도쿄도 48.5%, 효고현 44.3%, 오사카부 40.6%다.

일본의 야당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제대로 된 코로나19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은 전날 기자단에 "스가 내각 발족 이후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대책이나 메시지를 내놓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