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前법조팀장 "이동재로부터 취재상황 보고 못받아"

당시 사회부장 "기자들, 공익 위한 것…감독자로서 책임통감"
이동재(35·구속기소) 전 채널A 기자가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취재할 당시 함께 일했던 선배 기자들이 19일 법정에 출석해 구체적인 취재상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이날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전 기자의 속행 공판을 열고, 채널A 법조팀장이었던 배모 기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이 "피고인(이 전 기자)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이철을 설득할 것인지 들었나"라고 묻자 배 기자는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배 기자는 "서울남부지검의 수사팀이 어떻게 꾸려졌는지,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돌아갈지 (이 전 기자가) 정보를 공유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특히 배 기자는 이 전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혐의를 취재하려 했다는 것도 보고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증인신문을 마치기 직전 발언 기회를 얻은 배 기자는 "(이 전 기자가) 함정에 빠졌다고 했는데, 팀장으로서 지휘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함정에서 꺼내주지 못한 상황에 참담하고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심경을 토로하며 울먹였다.
당시 채널A 사회부장이던 홍모 기자도 증인으로 출석해 이 기자 등으로부터 편지 내용을 보고받았냐는 질문에 "기억에 없다"고 밝혔다.또 사후에 사건 녹취록 등을 전달받았을 때는 "(이 기자가) 검찰 관계자를 말한 게 포함돼 있었고, 선배로서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부에 "감독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에 매일매일이 고통스럽다"며 "저 기자들이 누군가를 해하기 위해 편지를 쓴 건 아니다, 공익을 위해서 한 거다"라고 호소했다.

이 전 기자는 올해 2∼3월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가족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등 협박한 혐의로 올해 8월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