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의존 '항만 크레인의 손' 스프레더 국산화 개발 착수

부산항만공사가 전량 외국산 제품에 의존하는 항만 크레인 스프레더 국산화에 나섰다.

부산항만공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하는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 공동 투자형 과제'에 부산항만공사가 기획한 '국산화 항만 장비 구축을 위한 개선된 성능과 우수한 내구성을 가진 경제형 스프레더 개발'사업이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스프레더는 항만 크레인의 손과 같은 부품으로, 컨테이너를 선박에 싣고 내리거나 장치장 내에서 이동할 때 네 모서리를 집는 역할을 한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부터 부산항에서 운영 중인 장비와 설비들의 해외기술 도입 실태를 조사하고 부품별 시장성과 국내 기술력, 기업 수준을 분석해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로드맵을 수립했다.

현재 부산항에서 스프레더를 사용하는 크레인 500여 기가 운영 중이며 전부 스웨덴, 독일, 중국 등 외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부산항에서 크레인 스프레더 오작동으로 인한 컨테이너 추락 사고가 잇따라 항만공사는 장비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높이고 외국산 제품의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국산화 개발을 기획했다.

스프레더 국산화 개발사업에는 2년간 11억5천만원이 투입된다.

정부와 부산항만공사가 각각 5억1천만원을 투자하고, 운반 및 하역 장비 전문제작기업인 한미테크윈이 스프레더 국산화 제품 개발을 총괄해서 맡는다. 한미테크윈은 국산 고강도 용접구조용 강을 적용해 내구성을 개선하고, 정비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출력 모터를 사용해 빠른 동작이 가능한 스프레더를 개발할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외국산 제품 대비 약 30% 저렴하면서 성능과 안전성이 우수한 국산 스프레더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로써 수입대체 효과를 극대화하고, 외국산 제품보다 신속한 사후관리를 통해 스프레더 고장으로 인한 항만 운영 중단과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항만 관련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개발을 확대해 1990년대 이후 저가 외국산 제품에 밀려 잠식당한 우리 항만의 장비 생태계를 부산항을 중심으로 재건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첨단 신기술 개발에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12월 부산항 신항 서측 2-5단계 부두에서 사용할 안벽크레인 9기와 장치장 크레인 46기 등 항만 크레인 55기(사업비 2천919억원)를 모두 국내 기업에 발주하는 등 항만 장비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