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남편이 밤 12시까지 여직원과 술을 마셔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성 동료와 너무 가깝게 지내는 남편이 신경 쓰인다는 사연이 올라와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인 네티즌 A 씨와 그의 남편은 같은 회사,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사내 부부다. A 씨의 남편은 또래인 부서 사람들과 근무시간 외에도 자주 만남을 가지며 친목을 다졌다. 늦은 시간까지 노는 일도 빈번했지만 A 씨 역시 털털한 성격이었기에 이를 크게 개의치 않았다.그러다 최근 남편이 함께 어울리는 무리에 여자 동료 두 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이대가 비슷한 남자 두 명과 여자 두 명이 모여 유독 돈독하게 지내왔던 것. 특히 A 씨를 신경쓰이게 한 사람은 애교 많은 성격의 B 씨였다. A 씨와 있을 땐 차가운 표정으로 가벼운 인사 정도만 나누던 B 씨는 A 씨의 남편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는 애교쟁이로 변했다. 아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B 씨를 흐뭇하다는 듯 바라보는 남편의 표정을 보며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는 A 씨였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모임이 항상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갖는 것이었다. A 씨는 다른 남녀 직원은 '썸' 관계이며, 이들과의 모임 후에는 남편이 항상 술에 잔뜩 취해 새벽에 귀가한다고 털어놨다. 집에서 본인이 뻔히 기다리는 걸 알면서 12시를 넘기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어느 날은 남편과 B 씨가 근무 중 단둘이 산책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기도 했다고. 알고 보니 B 씨가 볼 일이 있어 잠시 나온 A 씨의 남편을 따라 나와 함께 산책을 즐긴 것이었다고 한다. B 씨를 신경 쓰는 내색을 하자 A 씨의 남편은 B 씨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삭제하기도 했다.A 씨는 "처음엔 둘이 가까이 지내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는데 이젠 아니다"며 "같은 부서라 붙어있을 시간도 많을 텐데 남편이 야근을 한다고 하면 괜히 예민해지기까지 한다. 평소 질투심이 많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걱정이 되는지 모르겠다. 결국 믿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참다 못해 A 씨는 남편에게 속상함을 토로했고, 남편은 오해라며 이 같은 상황을 만들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남편은 술자리도 1차까지만 하고, B 씨와 절대 단둘이 있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신경 쓰일 땐 대놓고 말하는 게 답이다", "여자의 촉은 무시할 수 없다", "2대 2로 술 마실 일이 뭐가 있냐", "산책 제안을 받아들인 게 잘못임", "이 정도면 썸 아닌가요", "이미 신뢰가 깨진 듯", "남편은 그냥 어울려 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가", "적당히 호감이 있으니 계속 만나는 거겠죠", "그래도 약속을 받아냈으니 지켜봐야 할 듯", "남편이 나쁜 사람은 아닐 듯 한데", "남편이 마음이 없는데 여자가 있을지도", "채팅방을 지운 게 이상하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한 결혼정보회사가 기혼남녀 3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우자보다 친밀한 이성동료를 의미하는 '오피스 스파우즈'가 있느냐는 물음에 남성 응답자의 56.7%, 여성 응답자의 31.6%가 "있다"고 답했다. '이성 동료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녀 간의 차이가 극명했다. 여성은 "느낀 적이 없다"는 의견이 70.5%로 가장 많았던 반면 남성은 "느낀 적이 있다"는 답변이 69.4%로 나타났다.

'오피스 스파우즈'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적정한 선만 유지한다면 무방하다"는 답변이 60.6%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그 뒤를 잇는 응답은 남녀가 또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여성 24.9%는 "부부관계를 해칠 수 있으니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고, 남성 23.6%는 "직장생활에 활력소가 되므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미혼남녀들의 생각은 어떨까. 미혼남녀 총 275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3.6%가 '오피스 스파우즈'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에 대해 36%가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예의가 아니다'고 답했고, 27.6%는 '불륜을 포장한다'고 응답했다.※[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룹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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