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김정은과 북핵, 바이든이 직면한 또다른 도전"

"전임 대통령 모두 실패한 북핵 폐기, 바이든이 성공할지 회의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핵문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직면한 도전에 추가됐으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 공화당과 민주당을 불문하고 양당 출신 전임 미국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북핵 폐기 문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성공할 것이라는 데는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미국의 "적대적인 태도"가 유지되는 한 결코 북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을 폭력배(thug)라고 지칭했던 바이든 당선인이 이제 미국의 북핵 대응을 지휘하게 됐는데 국제적 환경이 별로 좋지 않다는 설명이다.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북한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핵무기를 늘려왔고, 자칭 핵무기 보유국임을 점점 더 내세우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비록 효과는 없었더라도 예전에는 가능성은 있을 법 했던 접근법조차 지금은 소용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SCMP는 북한이 미국의 '적대적인 태도'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아 미국 측 협상가들이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해야하는 상황이며, 바이든 행정부가 과연 어떠한 당근과 채찍 작전을 취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북한이 원하는 게 제재 완화, 한반도 군사훈련 중지, 주한미군 철수 등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도 대응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자신들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의도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든, 너무 나가든" 무엇을 하든지 양당으로부터 비판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협력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외교 과정에서 조기에 작은 승리를 찾아내는 것이 위기를 진정시키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바이든이 분명하게 밝힌 것 중 하나는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며, 대선 직전 한국의 가장 큰 통신사(연합뉴스)에 한미 동맹을 기리는 내용의 기고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또한 바이든이 중국을 상대로는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시행하도록 더 압박하길 원한다고 밝혀온 점 등을 그가 취할 '외교 과정'의 예로 거론했다.

그러나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총장은 "김정은은 코로나와 제재, 기상 재난이라는 높은 벽에 둘러싸인 미로를 항해하고 있다"며 "현재의 미중 관계를 볼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의 미로 탈출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북한은 모래에 머리를 박은 채 '왜 트럼프가 이기지 않았지?'라고 울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바이든에 대한 계획을 세웠을 것이며 아마도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대규모 도발을 감행해 긴장감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