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前직원 '좌익효수' 비방글 1천200만원 배상해야"

법원 "개인적 일탈행위"…국가 배상책임은 인정 안해
'좌익효수'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면서 인터넷방송 진행자 '망치부인'을 비방한 국가정보원 전 직원이 1천2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국가의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김상훈 부장판사)는 '망치부인' 이경선씨 등이 국정원 전 직원 A(46)씨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국정원 재직 시절인 2012년 대선 전후로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과 이씨 가족을 비방하는 글을 '좌익효수'라는 닉네임으로 인터넷에 올렸다.

국정원은 당시 '좌익효수'가 국정원 소속이라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검찰은 수사 끝에 이를 A씨의 범행으로 결론 짓고 2015년 11월 사건을 재판에 넘겼다. 이씨는 이듬해 3월 "A씨가 나와 가족의 명예를 훼손했고, 국가는 관리 책임을 방기했다"며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불법 행위로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이 명백하다"며 이씨에게 800만원, 이씨의 남편과 딸에게 각각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가 "국가공무원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일반 국민의 한 사람인 원고들을 저속하고 외설적인 표현을 동원해 약 2년 동안 수십회에 걸쳐 모욕했다"면서 "특히 이씨의 딸은 사건 당시 만 11세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이씨를 상대로 댓글을 단 것은 개인적 일탈행위"라고 보고 피고 대한민국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A씨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모욕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국정원법상 불법 선거운동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