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샵 아프리카] 남아공 개인병원은 다 1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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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형태로 병원 모여 있어…현지 병원·보험 이용 체험 한국은 보통 도심 상가에서 비교적 고층 건물에 개인병원들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좀 다르다.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나 남단 휴양도시 케이프타운의 도심 같은 경우 한국과 비슷하겠지만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처럼 오래된 도시들의 경우 높은 건물보다는 단독 주택들이 많다.
그래서 병원도 이런 단층 형태로나 단독 주택을 개조해서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의 도시 건물이 수직형태라면 남아공은 수평형태가 더 많아서라고 할까. 최근 가족 치료 문제로 현지 병원들을 찾을 일이 있었다.
외국에 살면서 가급적 병원 가는 일이 없어야겠지만 사람 사는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프리토리아 시내에 있는 'G' 종합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처음 우리를 맞이한 의사가 육안 검사를 확실히 하기 위해 X-레이 촬영실로 보냈다.
한국과 달리 일괄 계산을 하지 않고 가서 X-레이 검사비를 따로 냈다. 미국처럼 건건이 진료 비용을 내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여행자보험을 들고 왔지만, 남아공에선 받아주지 않아 할 수 없이 또 현지 보험을 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현찰을 줘야 하고 심할 경우 비상시 입원 자체가 거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가톨릭계 병원인 이곳은 병원 복도에 작은 그림들이 걸려 있어서 비교적 아늑한 느낌을 줬다.
응급실 옆 대기 의자도 컬러풀했다. 비교적 중급 이상 보험을 들었으니 웬만하면 보험으로 다 커버되겠거니 생각하니 병원을 이용하는데 큰 부담이 없었다.
지난 8월 보험을 들어서 처음으로 활용을 하니 미리 잘 들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어 약 처방을 받아 인근 약국도 가서 정산하려고 하니 보험으로 다 처리된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이 병원에서 진료를 안 하는 과목에 대해서는 다른 병원 의사를 소개해줬다.
다음날 해당 병원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는데 1층 넓은 단독 주택 가운데 여러 진료 담당 개업의들이 모여 있었다.
공통 현관의 리셉션을 지나 해당 진료 과목 의사를 찾아가는 방식이었다. 당초 잘한다고 소개를 받은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진료를 해서 조금 아쉬웠지만 치료를 잘해줬다.
한국에서도 우리가 알고 있던 치료법을 소개해주고 다른 치료법도 제시하면서 환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3주 후 치료 결과를 보니 이상이 없어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보험은 결과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당초 내 기대수준이 너무 높았던 탓일 수도 있다.
보험에 우리와 달리 저축 계정(savings account)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잔액이 부족하다면서 다시 내 돈으로 물어야 했다.
보험사에서 청구서 내역이 메일로 날라왔는데 복잡해서 해독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종합병원 측에서 실수로 진료 날짜를 잘못 기입하고 똑같은 비용 청구를 두 차례나 해 방문에다 전화까지 여러 차례 해도 실제 환급받는데 거의 한 달 가까이 걸렸다.
이런저런 생소한 보험 용어도 당혹스럽게 하고, 전화로 물어도 상담원의 말을 잘 알아듣기 힘들었다.
현지에서 오래 생활한 교민도 보험이 복잡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얘기해줬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국민건강보험 의료제도가 참 간편하고 보탬이 많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 본 남아공 병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력한 봉쇄령으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었다. 18일(현지시간) 진료를 받은 J병원의 접수 담당자는 자기네 병원이 록다운 5단계에서 4단계로 완화될 때부터 진료를 조금씩 재개했다면서 자신도 병원이 문을 닫고 있는 동안 실업보조기금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진료 환자 규모가 전년 대비 60% 수준"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적 타격 때문에 환자들도 가계 금융을 벌충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내가 먼저 카드로 진료비를 내고 보험사에 청구하도록 했다.
그는 왜 보험 절차가 번거롭냐고 하자 사립병원이라 어쩔 수 없다면서도 "공립병원에 가면 진료비가 거의 무료이긴 해도 진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맹환 남아공 한인회장은 19일 남아공 일반의(GP)들은 통상 환자 가족들의 진료 이력을 어려서부터 쭉 갖고 있어서 거의 가정 주치의와 마찬가지로 환자 상태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교민은 앞서 "진료를 받을 때 의료 용어가 어려워 사전을 찾아보며 설명을 들어야 했다"면서 "말이 잘 안 통하긴 해도 남아공 의사들은 '걱정 마라, 잘 될 거다'라며 훨씬 인간적인 면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나 남단 휴양도시 케이프타운의 도심 같은 경우 한국과 비슷하겠지만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처럼 오래된 도시들의 경우 높은 건물보다는 단독 주택들이 많다.
그래서 병원도 이런 단층 형태로나 단독 주택을 개조해서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의 도시 건물이 수직형태라면 남아공은 수평형태가 더 많아서라고 할까. 최근 가족 치료 문제로 현지 병원들을 찾을 일이 있었다.
외국에 살면서 가급적 병원 가는 일이 없어야겠지만 사람 사는 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프리토리아 시내에 있는 'G' 종합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처음 우리를 맞이한 의사가 육안 검사를 확실히 하기 위해 X-레이 촬영실로 보냈다.
한국과 달리 일괄 계산을 하지 않고 가서 X-레이 검사비를 따로 냈다. 미국처럼 건건이 진료 비용을 내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여행자보험을 들고 왔지만, 남아공에선 받아주지 않아 할 수 없이 또 현지 보험을 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현찰을 줘야 하고 심할 경우 비상시 입원 자체가 거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가톨릭계 병원인 이곳은 병원 복도에 작은 그림들이 걸려 있어서 비교적 아늑한 느낌을 줬다.
응급실 옆 대기 의자도 컬러풀했다. 비교적 중급 이상 보험을 들었으니 웬만하면 보험으로 다 커버되겠거니 생각하니 병원을 이용하는데 큰 부담이 없었다.
지난 8월 보험을 들어서 처음으로 활용을 하니 미리 잘 들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어 약 처방을 받아 인근 약국도 가서 정산하려고 하니 보험으로 다 처리된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이 병원에서 진료를 안 하는 과목에 대해서는 다른 병원 의사를 소개해줬다.
다음날 해당 병원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는데 1층 넓은 단독 주택 가운데 여러 진료 담당 개업의들이 모여 있었다.
공통 현관의 리셉션을 지나 해당 진료 과목 의사를 찾아가는 방식이었다. 당초 잘한다고 소개를 받은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진료를 해서 조금 아쉬웠지만 치료를 잘해줬다.
한국에서도 우리가 알고 있던 치료법을 소개해주고 다른 치료법도 제시하면서 환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3주 후 치료 결과를 보니 이상이 없어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보험은 결과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당초 내 기대수준이 너무 높았던 탓일 수도 있다.
보험에 우리와 달리 저축 계정(savings account)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잔액이 부족하다면서 다시 내 돈으로 물어야 했다.
보험사에서 청구서 내역이 메일로 날라왔는데 복잡해서 해독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종합병원 측에서 실수로 진료 날짜를 잘못 기입하고 똑같은 비용 청구를 두 차례나 해 방문에다 전화까지 여러 차례 해도 실제 환급받는데 거의 한 달 가까이 걸렸다.
이런저런 생소한 보험 용어도 당혹스럽게 하고, 전화로 물어도 상담원의 말을 잘 알아듣기 힘들었다.
현지에서 오래 생활한 교민도 보험이 복잡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얘기해줬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국민건강보험 의료제도가 참 간편하고 보탬이 많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 본 남아공 병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력한 봉쇄령으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었다. 18일(현지시간) 진료를 받은 J병원의 접수 담당자는 자기네 병원이 록다운 5단계에서 4단계로 완화될 때부터 진료를 조금씩 재개했다면서 자신도 병원이 문을 닫고 있는 동안 실업보조기금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진료 환자 규모가 전년 대비 60% 수준"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적 타격 때문에 환자들도 가계 금융을 벌충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내가 먼저 카드로 진료비를 내고 보험사에 청구하도록 했다.
그는 왜 보험 절차가 번거롭냐고 하자 사립병원이라 어쩔 수 없다면서도 "공립병원에 가면 진료비가 거의 무료이긴 해도 진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맹환 남아공 한인회장은 19일 남아공 일반의(GP)들은 통상 환자 가족들의 진료 이력을 어려서부터 쭉 갖고 있어서 거의 가정 주치의와 마찬가지로 환자 상태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교민은 앞서 "진료를 받을 때 의료 용어가 어려워 사전을 찾아보며 설명을 들어야 했다"면서 "말이 잘 안 통하긴 해도 남아공 의사들은 '걱정 마라, 잘 될 거다'라며 훨씬 인간적인 면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