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 사는 글로벌 OTT…美 넷플릭스·中 아이치이 '큰손'

넷플릭스, 올해 3331억 투자

아이치이, 샛별이 등 50여편 구입
세계 시장 공략 '킬러 콘텐츠'로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아이치이 시청률 1위에 오른 ‘편의점 샛별이’.
미국 넷플릭스와 중국 아이치이가 올 들어 한국 콘텐츠를 가장 많이 구입한 외국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쌍두마차로 떠올랐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앞세워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게 두 회사의 공통분모다.

22일 OTT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츠 투자에 모두 3331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481억원에서 34.3% 증가한 규모다. 진출 첫해인 2016년 150억원으로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덩치가 20배 넘게 커졌다. 올해로 5년차인 넷플릭스는 지난해 초 국내 팬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은 ‘킹덤’ 히트에 힘입어 이날 현재 구독자 수가 33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넷플릭스가 올 들어 제작투자한 오리지널 콘텐츠로는 ‘나홀로 그대’ ‘킹덤 시즌2’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 등 드라마 5편과 예능 ‘투게더’, 독점 공개 영화 ‘사냥의 시간’ ‘콜’ 등이 있다. 방영권만 구입한 드라마도 ‘이태원클라쓰’부터 ‘스타트업’까지 12편에 달한다. 극장 개봉 후 단순 방영권만 산 영화는 ‘#살아있다’ 등 6편이다. 연말까지 추가 공개하는 콘텐츠까지 합치면 올해 약 30편의 콘텐츠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판 넷플릭스’로 통하는 아이치이는 한국 콘텐츠업계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중국에서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한국 콘텐츠를 공개하지 못하지만,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반기에만 ‘편의점 샛별이’ ‘저녁 같이 드실래요’ 등 30여 편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는 아이치이 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서 드라마 순위 1위에 올랐다.

하반기에도 MBC ‘나를 사랑하는 스파이’를 동시 방영하는 등 올해 50여 편을 구입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250억원 넘는 금액을 주고 내년 선보이는 대작 드라마 ‘지리산’의 글로벌(중국 한국 제외) 방영권을 에이스토리로부터 확보하기도 했다.아이치이의 유료 구독자는 지난해 말 기준 1억500만 명에 달한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