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3자배정 유증, 적법…KCGI 무책임한 행태 멈춰야" [전문]

한진그룹, KCGI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입장문 [이슈+]

▽ "한진칼 3자 배정 유증 적법한 절차"
▽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승적 결단"
▽ "'투기세력' KCGI의 무책임한 행태"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에 대해 "국가기간산업 존폐를 흔드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하며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이 23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에 대해 "국가기간산업 존폐를 흔드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하며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촉구했다.

KCGI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3자 주주연합'의 주축이다. KCGI는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데 이어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안건을 사유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이 KCGI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무산된다"며 "몇 해 전 한진해운이 파산에 이르게 돼 대한민국 해운산업이 사실상 붕괴된 안타까운 전철이 항공산업에서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에 대해 "국가기간산업 존폐를 흔드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하며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진칼은 3자 배정 유증에 대해 "경영상 목적에 부합하는 적법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란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고 국내 항공산업의 장기적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시급성, 이를 위해 법적 절차를 따라 가장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산은에 대한 3자배정 유상증자란 점에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적법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3자 연합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3자 배정 유상증자란 지적을 제기한 데 대해 한진칼은 "상법 제418조와 자본시장법 제165조에 적시된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사회 결의로 신주를 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반론에 나섰다. 이어 "대법원도 경영권 분쟁상황이라도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 정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의 3자 배정 신주 발행이 적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한진칼은 3자 연합 측이 주장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에 대해 "긴급한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2~3개월이 소요되는 주주배정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비판하고 나선 '3자 주주연합'의 주축인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의 강성부 대표. 사진=신경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khshin@hankyung.com
또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당위성에 대해 한진칼은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한진칼은 "코로나19로 존페 위기에 직면한 국적항공사가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뤄진 산업 구조재편 과정의 일환"이라며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한 채권단 대표인 산은의 제안을 한진그룹이 받아들여 내린 대승적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한항공 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과 협력사들의 일자리가 걸린 결정이란 점에 초점을 맞췄다. 한진칼은 "항공산업 재편을 넘어 산업 종사자 10만여 명의 일자리가 달린 절박한 문제"라며 "인수 불발시 일자리는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진칼은 KCGI에 대해선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투자자의 돈으로 사적 이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일 뿐"이라며 "소수 투자자의 사익추구가 목적인 사모펀드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존폐와 10만여 명의 일자리가 걸린 중요한 결정에 끼어들 여지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진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회사의 존폐가 위기에 몰려있을 때 아무런 희생과 고통분담 노력도 없었고, 항공산업 생존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KCGI의 이번 가처분 신청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태"라면서 "단기적인 시세차익에만 집착하는 KCGI는 투기 세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한편, 3자 연합과 조원태 회장 측 간 경영권 분쟁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으로 재점화되고 있다. 3자 연합은 임시 주주총회 소집과 함께 한진칼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한 대출 등의 수순을 밟고 있다.
다음은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한진그룹 입장 전문이다.
사진=뉴스1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입니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19로 심각한 존폐 위기에 직면한 국적 항공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뤄진 산업 구조재편 과정의 일환입니다.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한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의 제안을 한진그룹이 받아들여 내린 대승적 결정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는 더 이상 인수자가 없는 가운데 날로 악화되고 있으며, 경영상태 부진에 코로나19라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 겹쳐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M&A가 한 차례 무산된 후 아시아나항공 회생과 공적자금 집행의 가시적 효과를 담보하기 위해, 한진그룹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제안했습니다. 이에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경영판단에 따라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대한항공도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영업흑자를 냈지만, 내년 이후 2조원 이상의 유동성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아래에서 대한민국의 양대 항공사가 처한 심각한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특단의 산업재편 조치 없이 살아남기 힘든 처지입니다. 양사 및 협력업체 ‘10만여명의 일자리’가 달린 문제입니다.

이번 인수 결정은 국내 항공산업 재편을 넘어, 대한민국 항공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생존이 달린 절박한 문제입니다. 현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협력업체에서 종사하는 인원은 10만여명으로, 인수 불발 시 일자리는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자회사의 직원을 포용할 것이라 천명했으며, 조원태 회장, 우기홍 사장도 이를 공개적으로 수차례 확인 했습니다. 대한항공은 그 어렵던 IMF 시기를 비롯해, 창업 이래 51년동안 단 한번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채권단에서도 여러 차례 고용 유지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10만여명의 ‘생존’이 달려 있는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항공산업 재편을 통해 일자리를 보전하려는 노력이, 사적 이익 극대화를 위해 투자하는 ‘외부 투기세력’의 주장에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한진칼 3자배정 유증은 ‘경영상 목적’에 부합하는 적법 절차입니다.

한진칼이 산업은행에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상법,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에 적시돼 있는 ‘경영상 목적 달성의 필요’를 바탕으로 한 적법한 절차입니다.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 하에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고 국내 항공산업의 장기적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시급성, 이를 위해 법적 절차를 따라 가장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산업은행에 대한 3자배정 유상증자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적법한 판단입니다.

상법 제418조에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법 제165조의6에도 동일한 내용이 적시돼 있으며, 한진칼 정관에 ‘긴급한 자금조달’,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를 위해 주주 이외의 자에게 이사회 결의로 신주를 배정할 수 있도록 해 놓은 바 있습니다.

대법원도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도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 정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의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은 적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현재 주요 주주들이 추가적인 인수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며, 실권주 인수의 경우 밸류(Value) 대비 주가가 과하게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국내 항공산업 생존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긴급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최소 2~3개월 소요되는 주주배정 방식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에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입니다.

KCGI는 국가기간산업 존폐를 흔드는 무책임한 행태를 당장 멈춰야 합니다.

KCGI는 자신들의 돈은 한푼도 들이지 않고 투자자들의 돈으로 사적 이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일 뿐입니다. 소수 투자자들의 사익추구가 목적인 사모펀드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존폐와 십만여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는 중요한 결정에 끼어들 여지는 없습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회사가 존폐의 위기에 몰려 있을 때 아무런 희생이나 고통분담 노력도 없다가, 항공산업의 생존을 위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KCGI의 이번 가처분 신청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태입니다.

또한 KCGI는 지난 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번 딴지걸기가 ‘아전인수’격입니다. 자신들이 주주인 한진칼이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는 걸 반대한다는 의미는 결국 회사의 이익과 발전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다는걸 방증합니다.

법원의 신속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합니다.

법원에서 KCGI에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될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무산됩니다. 이후 국적 항공사들에 대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되고,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에 직면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및 이를 위해 불가피한 산업은행에 대한 3자배정 신주발행에 담겨 있는 국내 항공산업 생존의 절박함과 무게, 생존을 가를 중차대한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급함, 관련 법과 판례에서 인정하고 있는 3자배정 신주발행의 요건과 절차의 적법성 등을 감안해 신속하고 합리적인 결론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몇 해 전 공적자금의 적시 투입 등을 미루다가 세계적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에 이르게 됨으로써 대한민국 해운산업이 사실상 붕괴되었던 안타까운 전철이, 항공산업에서 다시 반복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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