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석동현 변호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놓고 격한 페이스북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사는 23일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중 한 명으로 추천한 석 변호사를 향해 "전직 검사 출신이 공수처가 필요한 이유를 자백했다"고 말했다.
"정권 눈 밖에 난 고위 공직자는 언제든 제물이 될 것이니 경기지사 그만둔 뒤라도 결코 안심하지 마시라"고 한 석 변호사에 대해 "검사 출신인 석 변호사 스스로, 검찰은 언제든 권력을 남용할 수 있고, 정권은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사정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자백한 것"이라고 반격한 것이다.
이 지사는 "정치 권력이 언제든지 검찰을 이용해 사정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면 권력을 분산해 서로 감시 견제하는 것이 최선의 통제방안"이라며 "그것이 바로 검사를 수사하며 검찰과 상호 견제할 공수처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직 검찰이어서 독점한 검찰권을 일부 빼앗기고 권력이 임명하는 공수처 때문에 수사받는 것이 두려운 걸까요?"라며 "어차피 정치 권력이 임명하는 검찰 권력이라면, 여러 곳으로 권한을 나누어 상호견제시키는 것이 독점시키는 것보다 나은 건 분명하다"고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1일 국민의힘을 향해 공수처 반대론자이자 친일파인 석 변호사를 후보에서 철회하라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석 변호사도 다음날 페이스북에 "이 지사도 정권의 눈 밖에 나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설전을 시작했다.
이어 이 지사가 "공수처는 국민적 합의로 된 법"이라며 조속한 출범을 촉구한 데 대해 석 변호사는 "작년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미끼로 정의당 등과 야합해 제1야당을 패싱하고 일방 통과시켰던 것은 이 지사도 뻔히 알지 않으냐"고 꼬집었고, 이 지사가 "있는 죄도 덮고, 없는 죄도 만드는 무소불위 검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공수처가 빨리 출범해야 한다"고 말하자, 석 변호사는 "검찰총장의 손발을 다 묶고 있는 죄는 덮으면서 없는 죄를 만드는 검찰의 역대급 무소불위를 추미애 장관 시절 보게 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 결국 정권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