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UNIST 총장 "과학기술계 BTS 키우겠다"…UNIST의 교육혁신

학사조직 축소 개편 단행
학생 중심 '실전형 모델' 강조

AI 교과목·장기인턴제 등 도입
교수 16%가 벤처 CEO
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실전형 인재 배출을 목표로 기존 과학기술교육 체계를 전면 혁신한다.

이용훈 총장(사진)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UNIST는 개교 11년이란 짧은 기간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과학기술대학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구글과 같은 과학기술계의 BTS를 배출하는 ‘혁신의 선도자’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1년을 맞은 이 총장은 11개 학부로 된 학사조직을 3개 단과대학 15개 학과, 2개 학부로 축소 개편했다. 그는 “이 같은 학사조직은 기초부터 응용까지 단계적으로 학습하는 ‘쿵푸형’ 교육방식을 버리고 실전에서 문제를 찾고 보완해가는 ‘격투기형’ 학습자 중심 모델을 실행하기 위한 핵심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자율주행 알고리즘 구현 등 학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선정한 뒤 기초학습, 연구, 과제 제출 등 연구 전 과정을 경험하며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융합연구프로젝트를 대표 모델로 꼽았다. 물리 화학 수학 등 기존의 필수과목 이수요건을 축소하는 대신 인공지능(AI)에 필요한 이산수학, 확률과 랜덤 프로세스 등을 기초 교과목으로 편성했다. 각 학과 전공과목에도 AI 융합 교과목을 신설했다.6개월 이상 산업체에서 근무하며 혁신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장기인턴제도 도입한다. 이 총장은 AI 반도체, 연산 및 메모리 기능을 모두 갖춘 지능형 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 등을 선도할 연구융합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놓았다. 이미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한 혁신적 연구성과가 다수 배출되고 있고, 국내 최고 수준인 나노소자공정실과 미래반도체연구센터 등 연구설비를 갖추고 있어 실현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그는 자신했다.

UNIST는 2009년 국립대학법인으로 개교해 2015년 과학기술원으로 전환했다. 세계 대학의 논문 수준을 평가하는 라이덴랭킹에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전체 교수 310명 중 16%가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다.

교수 창업 1호 기업인 클리노믹스는 게놈(유전체) 기반의 질병 조기 진단 업체로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UNIST에 지분 5%를 기부했다.이 총장은 “자율주행차, 모빌리티 에너지, 반도체 소재·소자, 바이오 헬스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구축해 울산의 미래 100년의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