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일단 회군…공수처장 추천위 다시 열린다

與 "시간끌기 안돼"…법 개정 투트랙
野 "동의할 때까지 논의 지속"

파행으로 치닫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다시 가동될 전망이다.파국을 각오했던 여야가 23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를 수용하면서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차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전면전을 위한 '명분쌓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병석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민주당 김태년·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추천위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회의를 재소집해서 후보 추천을 위한 재논의를 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박 의장은 "저의 제안에 대해 여야 간 이의가 없었다"면서 "추천위원장에게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회동 직후 추천위원장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직접 전화해 "최대한 빨리 회의를 소집해달라"고 요청했다.

추천위는 오는 25일 4차 회의를 여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 절차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박 의장의 제안을 수용하기는 했지만, 야당의 시간끌기에 말려들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법사위 법안소위(25일)를 시작으로 법사위 전체회의(30일), 12월 초 본회의까지 공수처법 개정안을 순차 통과시키는 계획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김태년 원내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야당의 의도적 시간끌기 때문에 공수처가 출범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추천위에서 태도변화가 없는 한 진전을 예상할 수 없다.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후보군 추천부터 다시 하자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도 "도저히 수용못할 것 같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동의 가능한 후보가 나올 때까지 추천위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금 공수처법의 취지대로, 야당도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추천위를 계속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전했다.특히 국민의힘이 여당의 공수처법 개정 움직임을 '개악'으로 규정하고 반발하고 있는 만큼, 향후 추천위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