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진단기기·AR 수술용 내비·바이오 항생제 시장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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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특허전략개발원신기술과 결합해 극적으로 바뀌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의료기기 산업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기, 로봇 활용 의료기기, 체외진단기기 등이다.
전세계 특허 19만건 분석
유망 신기술 R&D과제 도출
특허청과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2005년부터 2018년 말까지 14년간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에 등록된 의료기기 관련 특허 19만여 건을 분석해 유망한 신기술의료기기 연구개발(R&D) 과제 4건을 도출했다. 3차원(3D) CNN(컨볼루션신경망) 적용 의료영상시스템, 증강현실(AR) 활용 수술용 내비게이션, 3D 프린팅을 활용한 인공미니장기(오가노이드) 제작, 현장진단(POCT) 체외진단기기 등이다.3D CNN 의료영상시스템은 딥러닝 알고리즘인 CNN으로 X-레이, CT 등 사진을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골연령 측정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본에이지’를 개발해 서울아산병원 등에 공급한 뷰노, 폐 질환 진단보조 기술을 개발한 루닛 등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이 뛰어나다. 특허청 관계자는 “AI기반 의료기기는 의료진 간 판독이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열악한 응급의료시스템도 보완할 수 있어 시장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허청은 수술용 로봇 분야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미래컴퍼니, 고영, 큐렉소 등이 비교적 선전하고 있지만 선진국 대비 기술력이 75% 수준에 머물러 격차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AR을 활용한 수술용 내비게이션 원천기술을 개발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특허청은 바이오의약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선 CRISPR(크리스퍼) 활용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제작, 유전자 편집 바이오항생제 등을 유망 R&D 과제로 도출했다. 크리스퍼 CAR-T는 정밀유도시스템(크리스퍼)을 장착한 T세포로 암세포를 공격해 사멸시키는 신기술이다.유전자치료제는 임상 실적은 양호한 편이나, 해외특허 출원 비율 등을 볼 때 신약 출시나 기술 수출시 수익을 올리기가 어려운 구조다. 이 분야 R&D를 진행하는 중소벤처기업 등에 대한 해외 특허출원 비용 지원 및 컨설팅, 세액공제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허전략개발원은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허전략개발원 관계자는 “상용화된 치료제 4개 중 3개는 연매출 20억원에도 못 미치고, 특허 영향력(0.39)도 미국(1.22)의 3분의 1에 그치는 등 질적인 부분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가운데에선 바이오항생제가 다른 제품군(줄기세포, 유전자치료제, 백신 등)보다 세계 특허 점유율(9.7%)과 피인용률(0.75%)이 가장 높아 이 분야에 대한 전략적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전략개발원 관계자는 “바이오항생제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아 개발하려는 제약사가 드물고, 이에 따라 병원은 오래된 항생제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내성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약가 개선, R&D 지원 등을 통해 제약사 부담을 완화하고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