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유한양행, 94년 전통의 국내 선두 제약사…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혁신 신약 개발

올해 창립 94주년을 맞이한 유한양행은 최근 글로벌 연구개발 과제들의 성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창립 94주년을 맞았다. 유한양행은 개발 중인 폐암치료 신약 물질 레이저티닙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활용해 성공적인 개발을 이끌고 있는 3세대 돌연변이형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억제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은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총 1조4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을 했다. 양사는 현재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레이저티닙의 임상 3상 시험을 승인했다. 올해 2월부터는 1차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했다. 임상 3상 시험은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진행된다. 작년 12월에 식약처로부터 첫 번째 임상시험승인(IND)을 받았다. 한국에선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이 참여한다. 임상 3상은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80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비교하는 시험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1차 치료제로서 본격적인 레이저티닙의 다국가 임상 개발을 착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폐암치료 신약 물질 ‘레이저티닙’

레이저티닙은 지난해 10월 국제적인 학술지인 란셋 온콜로지에 공개한 임상 1·2상 시험 결과에서 우수한 폐암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보여줘 주목받았다. 다른 EGFR 저해제(EGFR TKI)를 투여한 후 T790M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율(ORR)은 모든 환자에서 57%를 나타냈다. 그 중 12mg 이상의 용량을 투여한 환자에서는 60%까지 높아졌다.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 값은 T790M 돌연변이 양성의 모든 환자에서 9.7개월이었고, 그 중 120mg 이상의 용량을 투여한 환자에서는 12.3개월까지 길어지는 결과를 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이상 반응은 경도의 발진 또는 여드름(30%), 가려움증 (27%)이었으며 레이저티닙과 관련된 중증의 약물 이상반응은 환자 3%에서 보고됐다.

해당 논문의 제1저자인 삼성서울병원의 안명주 교수는 “초기 임상 연구가 국내 연구자들만으로 단시간 내 성공적으로 시행됐을뿐 아니라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줬다”며 “종양학 연구분야에서 권위 있는 란셋 온콜로지에 국내 초기 개발 신약의 임상 결과가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지속적 R&D 투자 확대 다른 글로벌 연구개발 과제들도 속속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4월 10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인 ‘YH25724’의 비임상 독성시험이 완료돼 계약금의 잔금 1000만 달러(약 123억 원)를 수령했다. 작년 7월에 체결된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4000만 달러 중 1000만 달러는 비임상독성시험이 완료된 이후 수령하도록 돼 있다. 잔여 계약금 수령 발표는 양사가 개발 중인 YH25724에 대한 비임상독성시험 연구가 순조롭게 완료됐다는 뜻이다.

유한양행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8일 미국 얀센바이오텍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레이저티닙의 개발 마일스톤을 달성했다. 약 3500만 달러(약 432억 원)의 기술료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체인 아마반타맙(JNJ-61186372)과의 병용 개발 진행에 대한 마일스톤으로 양사의 공동개발 과정이 한 단계 진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병용 개발은 상피세포 성장인자(EGFR)와 MET 돌연변이를 이중 표적으로 한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작년 R&D 투자액은 1382억 원이었다. 3년 만에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올해 연구 개발 투자는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단기적인 이익 성장에만 매달리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성장동력, 오픈 이노베이션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결실의 하나로 꼽힌다.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한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은 도입 당시 전임상 직전 단계였다. 유한양행은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 임상 등을 이끌었다. 이 과정을 거쳐 약물 가치를 높인 뒤 얀센바이오텍에 기술수출했다.

경영진은 외부 유망 기술이나 과제 발굴에 대한 연구소의 의견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연구소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조직문화의 변화를 모색했다. 2015년 초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30개 가까이 늘어났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연구과제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은 도입된 기술이나 약물의 개발단계에 따라 자사의 강점인 신약 물질의 효능, 독성 등을 평가하는 전임상 연구와 초기 임상연구를 통한 중개연구, 생산 연구, 제제 연구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개발 업무를 수행한다. 도입한 기술이나 물질의 가치를 극대화해 글로벌 기술수출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