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효과' 없는 신작 출시 앞둔 카카오게임즈, 무슨 일이?

사진=뉴스1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라는 국내 게임시장 주요 기업들이 각각 개발과 퍼블리싱을 맡은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엘리온이 출시를 앞두고 사업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국내 PC 게임 가운데 최대어인 엘리온이 출시 직전까지 좌충우돌을 거듭하면서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주식시장에서 ‘신작 효과’도 받지 못한 채 횡보하는 모습이다.

24일 카카오게임즈는 0.10% 오른 4만9100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들어 국내증시 랠리와 함께 6.16% 반등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10.02% 상승) 수익률을 밑돈다. 이 기간에 개인은 카카오게임즈 주식 23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상장 이후 상한가를 거듭하며 기록한 최고가(9월 14일 8만9100원) 대비 주가는 44.89% 하락한 상태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11월말 주가 상승을 점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았다. 올해 국내 PC 게임업계 최대 신작인 ‘엘리온’이 12월 10일 출시를 앞둔 만큼, 출시를 앞두고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급등하는 ‘신작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였다. 여기에 국내 게임산업 최대 행사인 ‘지스타2020’에 카카오게임즈가 참여해 긍정적인 발표를 내놓는다면 투자심리가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했다.

기대는 아직까지 수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11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에 걸쳐 엘리온을 무료이용할 수 있는 ‘게릴라 오픈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게임 출시를 눈앞에 두고 무료 이벤트를 실시하자 게임업계에서는 “엘리온 사전예약이 내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닌가”는 반응이 나왔다.

엘리온은 게임 이용 자체는 무료로 가능하고, 현금으로 게임 내 재화를 구매하는 ‘부분유료화’ 수익모델이 아닌 이용권을 구매한 이후 다시 현금으로 게임 내 재화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바이 투 플레이’ 과금방식을 선택했다. 국내 게임 대부분이 부분유료화 모델을 선택한 상황에서 게임 이용자들이 엘리온 출시 이전부터 구매할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평가다. 엘리온 개발은 과정에서 공중전 컨셉이 핵심이 되었다가 부정적인 평가에 사실상 배제되는 등 긴 개발과정에도 사용자들로부터 게임성에 대한 이렇다할 기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중장기 기업가치가 엘리온의 성공여부에 걸려있다”고 평가했다. 엘리온 흥행은 이미 상장을 마친 카카오게임즈는 물론 내년도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내년 상장을 앞두고 30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자 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캐시카우’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거둔 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시점에서 크래프톤이 보유한 최대 신작인 엘리온의 흥행은 필수불가결하다는 평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