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똑 닮은 바이올린 듀오…파블로 사라사테 '나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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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파블로 사라사테는 랄로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일명 ‘스페인 교향곡’),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과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헌정받은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였다. 작곡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에서는 선배 니콜로 파가니니, 후배 프리츠 크라이슬러를 연상시킨다.
‘나바라’(1889)는 두 대의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이다. 제목은 스페인 북부의 한 주(州)를 가리키는데, 사라사테가 바로 이곳 팜플로나 출신이다.독주악기가 두 대라면 대개 경쟁적 요소가 더 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곡은 특이하게도 경쟁보다는 마치 똑같은 곡을 연주하듯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싱크로나이징 효과를 구사한다. 같은 음을 연주하는 유니슨은 아니지만 잘 어울리는 근접화성을 일치된 리듬으로 내내 유지하기 때문에 아주 빠르고 난도 높은 악구마저 한 사람이 연주하는 듯한 효과를 낸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