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본토 안착한 BTS, 마침내 그래미 후보…수상도 가능할까(종합)
입력
수정
보수적인 그래미도 영향력 인정…"가능성의 영역 넓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보수적인 미국 주류 음악계를 상징하는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 마침내 후보로 오르며 K팝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켰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한국시간 25일(미국 서부시간 24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을 발표하며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로 지명했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은 막강한 팬덤, 새로운 세대 및 시대상과 공명하는 감성을 바탕으로 팝 시장 심장부에 빠르게 밀고 들어왔다.
다양성과 혁신 압박을 받아온 그래미도 이런 흐름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관심은 내년 1월 31일 개최되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의 이름이 수상자로 호명될지에 쏠린다. ◇"정점에 다다른 센세이션"…변화 필요한 그래미, K팝 포용
지난해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앨범을 히트시킨 방탄소년단이 끝내 그래미 후보에서 제외됐을 때 팬들과 음악계 내부의 비판이 거셌다.
당시 미국 음악매체 롤링스톤은 "그래미는 늘 그렇듯이 시대에 뒤처져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 이후 방탄소년단은 주류 팝 시장에서 한층 강력한 성과를 냈다.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정상에 오르고 방탄소년단 곡 가운데 북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히트하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BTS 센세이션이 정점에 다다른 상황"(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이 됐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제까지 그래미 후보 지명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어떻게 보면 K팝에 대한 견제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2년 정도는 K팝이 견제할 수 있는 기세가 아니었고 '다이너마이트'라는 1위 곡도 나왔다"고 짚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주변부 마니아층의 것으로 더는 치부하기 어렵고 주류 팝 음악계도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그래미에서도 최근 몇 년간 단계적으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지난해 시상자로 참석한 데 이어 올해는 래퍼 릴 나스 엑스, 컨트리 가수 빌리 레이 사이러스 등과 함께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 합동무대를 펼쳤다.
그래미 후보 지명은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즉 미국 주류 음악계가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인정했다는 가장 가시적이고 상징적인 제스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래미는 업계 동료들이 음악성을 가지고 평가하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그동안 서구에서 '상품'으로 폄하돼온 K팝이 음악적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임진모 평론가는 "존재감 자체가 미국 주류 안으로 파고들었다는 접근이 가능하다.
그것이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팝계 고정관념 돌파해온 BTS…수상 땐 그래미 역사에도 한 획
방탄소년단이 후보 지명을 넘어 실제 그래미 트로피를 거머쥔다면 한국 대중음악은 물론 그래미 역사 자체에도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보여준 경쟁력이나 화제성을 고려한다면 수상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올해 빌보드 차트나 음악 시장을 봤을 때 그룹이나 듀오 중에서는 활약상이 다른 그룹 못지않았고 사회문화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이너마이트'는 팬데믹 상황에서 방탄소년단 특유의 즐거운 에너지와 복고적 디스코 사운드로 사람들에게 위안을 건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만,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 등 경쟁하는 후보들이 쟁쟁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래미의 보수성도 여전히 뿌리 깊다.
설령 이번에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방탄소년단의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리더 RM이 말한 "미국 (팝 무대 진출) 여정의 마지막"이 그래미 후보 지명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한국 대중음악계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뛰어넘으며 성장한 팀이고 그 각별한 에너지가 미국 메인스트림에서도 인정을 받으며 상호 상승작용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이 한국, 나아가 아시아가 배출한 팝스타로서의 가능성을 넓혀가는 것을 보면서 미국 시장도 자신들의 포용 범위를 넓혀나가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아직은 방탄소년단이라는 단일 그룹 사례에 한정되어 있지만 이러한 경험이 있는 음악신과 없는 신은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동안 방탄소년단은 막강한 팬덤, 새로운 세대 및 시대상과 공명하는 감성을 바탕으로 팝 시장 심장부에 빠르게 밀고 들어왔다.
다양성과 혁신 압박을 받아온 그래미도 이런 흐름을 반영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관심은 내년 1월 31일 개최되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의 이름이 수상자로 호명될지에 쏠린다. ◇"정점에 다다른 센세이션"…변화 필요한 그래미, K팝 포용
지난해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앨범을 히트시킨 방탄소년단이 끝내 그래미 후보에서 제외됐을 때 팬들과 음악계 내부의 비판이 거셌다.
당시 미국 음악매체 롤링스톤은 "그래미는 늘 그렇듯이 시대에 뒤처져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 이후 방탄소년단은 주류 팝 시장에서 한층 강력한 성과를 냈다.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정상에 오르고 방탄소년단 곡 가운데 북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히트하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BTS 센세이션이 정점에 다다른 상황"(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이 됐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제까지 그래미 후보 지명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어떻게 보면 K팝에 대한 견제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2년 정도는 K팝이 견제할 수 있는 기세가 아니었고 '다이너마이트'라는 1위 곡도 나왔다"고 짚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주변부 마니아층의 것으로 더는 치부하기 어렵고 주류 팝 음악계도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그래미에서도 최근 몇 년간 단계적으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지난해 시상자로 참석한 데 이어 올해는 래퍼 릴 나스 엑스, 컨트리 가수 빌리 레이 사이러스 등과 함께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 합동무대를 펼쳤다.
그래미 후보 지명은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즉 미국 주류 음악계가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인정했다는 가장 가시적이고 상징적인 제스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래미는 업계 동료들이 음악성을 가지고 평가하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그동안 서구에서 '상품'으로 폄하돼온 K팝이 음악적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임진모 평론가는 "존재감 자체가 미국 주류 안으로 파고들었다는 접근이 가능하다.
그것이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팝계 고정관념 돌파해온 BTS…수상 땐 그래미 역사에도 한 획
방탄소년단이 후보 지명을 넘어 실제 그래미 트로피를 거머쥔다면 한국 대중음악은 물론 그래미 역사 자체에도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보여준 경쟁력이나 화제성을 고려한다면 수상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이규탁 한국 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올해 빌보드 차트나 음악 시장을 봤을 때 그룹이나 듀오 중에서는 활약상이 다른 그룹 못지않았고 사회문화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이너마이트'는 팬데믹 상황에서 방탄소년단 특유의 즐거운 에너지와 복고적 디스코 사운드로 사람들에게 위안을 건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만,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 등 경쟁하는 후보들이 쟁쟁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그래미의 보수성도 여전히 뿌리 깊다.
설령 이번에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방탄소년단의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리더 RM이 말한 "미국 (팝 무대 진출) 여정의 마지막"이 그래미 후보 지명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한국 대중음악계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뛰어넘으며 성장한 팀이고 그 각별한 에너지가 미국 메인스트림에서도 인정을 받으며 상호 상승작용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이 한국, 나아가 아시아가 배출한 팝스타로서의 가능성을 넓혀가는 것을 보면서 미국 시장도 자신들의 포용 범위를 넓혀나가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아직은 방탄소년단이라는 단일 그룹 사례에 한정되어 있지만 이러한 경험이 있는 음악신과 없는 신은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