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독촉'에 모친·아들 살해 40대 가장…"항소심서 징역 17년"

범행 가담한 아내 '극단적 선택' 방조 혐의도
빚 독촉에 시달리던 아내와 공모해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하고 아내의 극단적 선택을 방조한 40대 가장에게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내와 함께 어머니, 아들 등 일가족 2명을 살해하고 아내의 극단적 선택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가장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 박연욱)는 어머니와 자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씨(4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부인 B씨(45·여)와 함께 지난 4월4일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67·여)와 아들(7)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뒤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제지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부동산업체를 운영하는 부인이 30억원의 빚을 지고 채권자들의 독촉에 시달리자 부부는 모친과 아들을 살해하고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공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9월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가족 모두를 잃고 혼자 살아남아 평행 죄책감과 회한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면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식의 생명을 빼앗는 등 살인 행위에 대해 무겁게 처벌해야 하고,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량은 가볍다"고 판시했다.

또 "형법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하는 것은 고도의 반인륜적 패륜적 행위로 규정해 이를 일반 살인죄에 비해 가중처벌하고 있다"면서 "범행 방법이 계획적, 적극적인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