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급확산…전문가들 "역학조사가 쫓아갈 수 없는 상황"

"2차 유행 뛰어넘을 것…하루에 500∼600명대 나올 수도"
당국 "일상속 유행 확산…거리두기 통한 감염 차단 중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26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소 400명대 중후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3차 유행' 시작 이후 최다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3차 유행이 지난 8∼9월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환자 급증은 예견됐던 결과"라며 "바이러스가 잘 퍼지는 겨울인데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서둘러 시행되면서 사람들이 한 달 이상 주점이나 식당, 여행지 등을 다니는 등 경각심이 풀어진 상황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1차 유행이 있던 2∼3월과 2차 유행이 있던 8∼9월에는 한정된 지역에서 한두 군데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연이어 관련 감염이 나왔기에 역학조사로 추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동시다발적 감염으로 인해 역학조사가 쫓아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겨울이라 사람들이 실내로 모이는 상황에서 환기가 부족한데다 거리두기 적용도 느슨해 이번 3차 유행은 2차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현 추세가 지속되면 하루에 500∼600명대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이나 열흘 전에 감염된 사람들로, (흐름상) 신규 확진자가 계속 늘었어야 했는데 주말에 검사 건수가 줄면서 (지난 23일에) 200명대로 잠시 내려간 것뿐"이라며 "접촉자가 확인돼 검사가 늘어나면 주중에는 숫자가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일부 지역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환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각 지역에 '감염경로 불명' 환자가 꽤 존재하고 있어 앞으로 환자가 얼마든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효과적인 방식은 없다"면서 "백신을 도입하기 전까지 거리두기를 통해 시간을 최대한 벌어야 하는데, 앞서 환자 증가세가 보였을 때 바로 2.5단계나 3단계로 올리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336명이다.

이 집계에는 새로 발생한 경기도 연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최소 60명)와 서울 강서구 에어로빅 학원(최소 48명) 집단감염이 포함되지 않아 26일 신규 확진자는 500명 안팎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방역 강화 조치와 더불어 국민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도 연일 당부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유행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번 (3차) 유행은 지난번 위기와 달리 선제적 조치를 취할 중심 집단이 없고 일상 속의 유행으로 확산하고 있어 거리두기를 통한 감염 차단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