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아프간 재건 힘 모은다…"4년간 13조원 지원"(종합)

국제사회가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19년째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분투 중인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24일(현지 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2020 아프간 지원 국제 콘퍼런스'에 참가한 100여 개 국가와 국제단체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아프간에 총 13조 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빌 스키나리 핀란드 개발 협력 및 대외무역장관은 이날 화상 회의에서 "각국 기부자들은 첫해에 30억 달러(약 3조3천억 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속했으며, 향후 4년간 기부액은 매년 같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기부가 이뤄진다면 아프가니스탄은 국제 사회로부터 총 120억 달러(약 13조3천억 원)를 지원받게 된다.

미국은 내년에 6억 달러(약 6천7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데이비드 헤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민간인 지원을 위해 내년 6억 달러를 마련할 것"이라면서 "그중 3억 달러를 오늘 약속하고 나머지는 (진행 중인) 평화 회담을 평가한 이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4년간(2021∼2024년) 14억 달러(약 1조6천억 원)를, 독일은 2024년까지 연간 5억1천만 달러(약 5천7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부를 약속한 국가들은 아프가니스탄 내 평화 진전, 민주주의 육성, 부패 근절 등을 지원 조건으로 내걸었다. 유엔과 아프가니스탄은 기부 약속을 환영했다.

데버러 라이언스 유엔 아프가니스탄 특사는 "아프가니스탄 국민은 인도주의적 지원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압둘 하비브 자드란 아프가니스탄 경제차관은 "국제사회가 이번 행사를 광범위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프간 지원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4년간(2017∼2020년) 152억 달러(약 16조8천억 원)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었다.

유엔은 4년마다 '아프간 지원 콘퍼런스' 열고 재건과 지원 계획을 논의한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은 지난 9월부터 평화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본협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등 교착 상태에 빠졌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군의 공격으로 정권을 잃었지만, 현재 세력을 상당히 회복해 국토의 절반가량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약 4천500명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내년 1월 중순까지 2천5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히는 등 서둘러 발을 빼려는 분위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