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코로나19에 무너졌나"…서구의 실패에 대한 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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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크업 콜'·'생명경제로의 전환' 번역 출간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발 빠르게 대응했던 한국과 달리 서구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며 스스로 반성하는 목소리를 담은 책들이 나왔다.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장과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이코노미스트 정치 부문 편집자는 '웨이크업 콜'(따님)에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은 실패했는데,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창피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바이러스의 출현은 국가 능력에 대한 시험 같다"며 독일·덴마크·노르웨이·스위스·그리스 등 유럽 몇 개 나라만 시험을 통과했다고 말한다.
환태평양 지역의 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도 통과 국가로 언급했다. 서구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원인으로는 세 가지를 꼽았다.
긴급성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고, 감염 의심자를 검사하고 보호 장비를 조달할 능력이 없었으며,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각국 정부가 빠르게 락다운(이동제한령) 조치를 한 게 즉각적인 해법은 아니었다는 점도 짚는다. 회복력의 가장 좋은 원천은 검사와 추적, 충분한 보호장비인데 아시아 국가들이 이를 초기에 증명했다며 한국의 사례도 들었다.
한국 정부가 집단 감염 우려가 있었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해 신도 명단을 입수해 의심자에게 자가격리를 명령하고, 휴대전화와 개인 면담 등으로 감염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을 확인한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
이들의 바람은 팬데믹이 많은 허점을 드러내어 서구 정부들이 끊임없이 개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삶을 감시할 수 있지만, 조건부여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가 해답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는 '생명경제로의 전환'(한국경제신문)에서 "유럽 각국을 포함해 세계의 그토록 많은 나라가 패닉 상태에서 민주 국가 한국의 사례가 아닌 독재국가 중국의 격리 방식을 덥석 채택했다는 사실 앞에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은 올해 1월부터 이미 대응 전략을 세우고 여론을 설득하면서 기업들이 늦지 않게 마스크와 진단검사 키트를 생산하도록 독려해 사회 전체가 잠정적인 무덤 속에 갇히는 국면은 피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현실을 감춤으로써 스스로와 남들을 기만했다"고 비판한다.
유럽이 2월 말께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은 한국 방식을 따르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3월 중순에 팬데믹이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결국 중국 방식대로 사람들을 집안에 최대한 격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는데, 참담한 선택이자 비극적인 실책이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탈리는 "미국과 유럽은 차츰 자기들이 저지른 엄청난 실책을 인식하면서, 솔직히 이를 인정하지는 않은 채 슬그머니 한국식 해법 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며 "그땐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는 태도는 여전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낙관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과거와 단절하고 완전히 새로운 미래를 기획해야 한다며, 팬데믹에 새롭게 떠오른 분야를 따로 떼어낸 '생명경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한다. 아탈리는 "생산 결핍이 절실하게 드러나는 분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분야로 경제의 향방을 재조정해야 한다"며 "생명경제란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을 임무로 삼는 모든 기업을 다 포괄한다"고 강조한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발 빠르게 대응했던 한국과 달리 서구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며 스스로 반성하는 목소리를 담은 책들이 나왔다.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장과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이코노미스트 정치 부문 편집자는 '웨이크업 콜'(따님)에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은 실패했는데,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창피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바이러스의 출현은 국가 능력에 대한 시험 같다"며 독일·덴마크·노르웨이·스위스·그리스 등 유럽 몇 개 나라만 시험을 통과했다고 말한다.
환태평양 지역의 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도 통과 국가로 언급했다. 서구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원인으로는 세 가지를 꼽았다.
긴급성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고, 감염 의심자를 검사하고 보호 장비를 조달할 능력이 없었으며,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각국 정부가 빠르게 락다운(이동제한령) 조치를 한 게 즉각적인 해법은 아니었다는 점도 짚는다. 회복력의 가장 좋은 원천은 검사와 추적, 충분한 보호장비인데 아시아 국가들이 이를 초기에 증명했다며 한국의 사례도 들었다.
한국 정부가 집단 감염 우려가 있었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해 신도 명단을 입수해 의심자에게 자가격리를 명령하고, 휴대전화와 개인 면담 등으로 감염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을 확인한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
이들의 바람은 팬데믹이 많은 허점을 드러내어 서구 정부들이 끊임없이 개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삶을 감시할 수 있지만, 조건부여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가 해답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는 '생명경제로의 전환'(한국경제신문)에서 "유럽 각국을 포함해 세계의 그토록 많은 나라가 패닉 상태에서 민주 국가 한국의 사례가 아닌 독재국가 중국의 격리 방식을 덥석 채택했다는 사실 앞에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은 올해 1월부터 이미 대응 전략을 세우고 여론을 설득하면서 기업들이 늦지 않게 마스크와 진단검사 키트를 생산하도록 독려해 사회 전체가 잠정적인 무덤 속에 갇히는 국면은 피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현실을 감춤으로써 스스로와 남들을 기만했다"고 비판한다.
유럽이 2월 말께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은 한국 방식을 따르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3월 중순에 팬데믹이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결국 중국 방식대로 사람들을 집안에 최대한 격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는데, 참담한 선택이자 비극적인 실책이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탈리는 "미국과 유럽은 차츰 자기들이 저지른 엄청난 실책을 인식하면서, 솔직히 이를 인정하지는 않은 채 슬그머니 한국식 해법 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며 "그땐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는 태도는 여전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낙관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과거와 단절하고 완전히 새로운 미래를 기획해야 한다며, 팬데믹에 새롭게 떠오른 분야를 따로 떼어낸 '생명경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한다. 아탈리는 "생산 결핍이 절실하게 드러나는 분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분야로 경제의 향방을 재조정해야 한다"며 "생명경제란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을 임무로 삼는 모든 기업을 다 포괄한다"고 강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