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천연사이다 3년 보관 인증에…"표창장 원본 잃어버린 집안이"

조국 "진중권 김근식 나를 공격하는데 급급"
조국 "崔 보낸 사이다 입도 대지 않았다" 인증
김근식 '슈퍼에서 새로 사오지 않았나' 의혹에
조국, 2020년 3월 5일 유효기간 찍어 공개
김근식"좀스럽게 3년 전 사이다까지 소환"
"헛소리 말라" vs "뒤끝대마왕" 설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양복 맞춤', '천연사이다 선물' 등과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조 전 장관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전 총장 및 나를 공격하는데 급급한 진중권 교수와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교수, 두 식자에게 물어야 할 점이 생겼다"며 "교활하다, 헛소리 하지 말라" 등의 표현으로 싸잡아 비난했다.최근 조 전 장관은 2017년 민정수석비서관이 된 후 최 전 총장으로부터 양복 맞춤, 사이다 등 이례적인 호의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진 교수는 "양복을 보낸 주체는 총장이 아닌 작고한 이사장"이라며 "뇌물의 노릇을 할 만한 건 양복이나 사이다가 아닌 정경심씨의 교수직"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진중권씨도 민정수석이 양복을 받으면 안 됐다고 마지못해 인정한다"며 "어찌 그리 최 전 총장의 속마음을 잘 아는지, 양복 제공시도가 뇌물제공 시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변호하는 게 눈물겹다"고 비아냥거렸다.

또한 "진씨는 느닷없이 '뇌물의 노릇을 할 만한 것은 정경심씨의 교수직'이라고 말한다"며 "물론 '그의 교수 임용은 2011년으로 미리 뇌물을 찔러줬다고 보긴 무리가 있다'고 발을 뺀다. 교활하다"고 지적했다.조 전 장관은 "빙글빙글 돌리지 말고, 2011년 동양대 교수 공개채용에서 선발된 정경심 교수가 교수가 된 것이 '뇌물'의 일종이었다는 것인지 아닌지 분명히 말하길 바란다"면서 "당시 나는 '반정부' 교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유재수 사건’의 사실관계와 직권남용의 법리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워들은 검찰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뇌이는 귀하의 훈계는 사양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3년이나 지난 사이다를 창고에서 꺼내 공격수단으로 쓰다니"라며 "그동안 거짓말과 이중성과 뻔뻔함을 생각하면 혹시 사이다 사진 찍으려고 슈퍼에서 새로 사 와서 연출용으로 찍었으리라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했다.그러자 조 전 장관은 사이다 뒷면 유효기간이 2020년 3월 5일인 사진을 올리며 "두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는 헛소리하지 말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교수는 "조국의 논리력과 지적 능력이 의심스럽다"며 "그의 사이다 페북에 대해 내가 비판한 논점을 진짜 모르는 건지 알고도 딴 이야기하는 건지"라고 물었다.

또 "연출용으로 사이다를 사 왔을지 모른다는 의혹 제기가 핵심이냐? 최 전 총장을 뇌물 공여자로 몰아가면서 조국의 결백 강변하는 것을 반박하는 게 핵심이냐?"며 "좀스럽게 3년 전 사이다 준 것까지 소환해 상대를 공격하는 뒤끝 대마왕이라고 비판한 게 제 글의 핵심 논지"라고 비판했다.진 교수는 조 전 장관이 "그대들이 지은 ‘구업’(口業)이 쌓이고 있다"는 지적에 "조만대장경(조국 전 장관의 이전 SNS 글을 팔만대장경에 비유한 말)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사옵니다. 어찌 그 업을 이번 생 안에 쌓을 수 있으리오. 내, 천번을 고쳐 태어난들 감히 그 업을 다 이룰 수 있겠사옵니까?"라고 비꼬았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22일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에게 2017년 받은 것"이라는 글과 함께 사이다 한 박스 사진을 공개했다.

조 전 장관은 "내 아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보내준 음료"라며 "당시 최 총장이 나를 위해 양복을 맞춰주겠다면서 재단사를 보내겠다는 것을 단박에 거절하자, 이 음료가 배달됐다. (가액상 김영란법 위반은 아니다) 이후 입도 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가 민정수석비서관 취임 이전까지 최 총장은 나의 가족에게 이례적인 호의를 베풀었다"며 "항상 마음에 부담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총장 호의나 민원 등에 대한 거절이 있은 후 태도가 돌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최 전 총장과 통화했다면서 "서로 혼담이 오갈 정도로 절친한 가문에서 취임 축하용으로 보낸 양복과, 그 집 아들이 좋아한다 하여 특별히 챙겨 보내준 사이다 한 박스까지도 뇌물로 간주하는 그 투철함이 왜 유재수가 받은 명백한 뇌물 앞에서는 왜 그리 힘없이 무너졌는지"라며 "3년 동안 묵혀두었던 그 일을 하필 판결을 앞둔 이 시점에서 새삼 꺼내든 이유가 무엇인지. 그게 왠지 구차하고 치졸한 변명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3년 전 받은 사이다를 꺼내 '입에 대지 않았다'고 인증한 조 전 장관에 대해 "표창장 위조 재판 과정에서 원본을 잃어버렸다고 하더니 표창장 하나도 간수 못하는 집안에서 그깟 사이다를 3년이나 보관해 왔다는 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전 장관과 진 교수·김 교수 설전 기사에는 "그렇게 뇌물에 민감하신 분이 상식에 맞지 않는 장학금은 여러차례 수령하셨냐. 사이다와 양복은 뇌물이고 유급 위로 장학금 수령은 그저 단순 호의라니 좋게 생각하려 해도 내로남불이다", "천연사이다 유통기간이 이렇게 긴 것도 놀랍고 그걸 3년이나 갖고 있으면서 딸내미 표창장은 잃어버렸다는 게 더 놀랍다", "사이다도 보관하는 집안에서 표창장 원본은 왜 보관 안하시나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는 표창장을 위조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딸이 받은 표창장 원본은 분실을 사유로 제시하지 못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