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오픈뱅킹 플랫폼 개선…계좌조회·이체거래 단순화

농협은행이 지난 7월 연 디지털 휴먼뱅크 토론회에서 손병환 농협은행장이 강연하고 있다. 농협은행 제공
“소비자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라.”

손병환 농협은행장은 지난 7월 디지털 휴먼뱅크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빠르게 전환되는 디지털 금융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손 행장은 디지털 금융에 가장 밝은 행장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5년 농협은행 첫 스마트금융부장을 맡았고, 오픈API 플랫폼을 전 은행 중 가장 앞서 개설하기도 했다.농협은행은 디지털 금융 부문에서 시중은행과 핀테크기업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이 예고돼 있고, 오픈뱅킹이 확대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고객 경험의 디지털 감동’을 디지털 금융 비전으로 정하고 다양한 디지털 전환(DT) 전략을 펴고 있다.

농협은행은 간편뱅킹 앱인 올원뱅크와 풀뱅킹 앱인 NH스마트뱅킹을 운영하는 두 갈래 플랫폼 전략을 펴고 있다. NH스마트뱅킹은 은행 모바일 앱 중 최고 실사용자 수(MAU)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농협상호금융(지역농협) 통장을 가진 소비자도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NH스마트뱅킹 개편 작업을 완료했다. 한 개의 은행 앱에서 모든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는 오픈뱅킹 시대에 걸맞게 계좌 조회 화면에서는 농협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의 계좌도 목록과 잔액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체 거래는 한 단계에 한 가지 정보만 입력하도록 단순화했다.농협은행은 기업 전용 결제 서비스와 계좌 기반으로 통합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내놓을 예정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새로운 간편결제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핀테크 육성 공간인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마련했다. 신기술을 자산으로 만드는 기술연구센터이자, 신생 핀테크기업을 길러내는 혁신공간이 되고 있다. 금융업에 가미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소외계층을 돕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비대면 공익형 예금 ‘NH포디예금Ⅱ’가 대표적 사례다. 상품 판매액의 0.05%를 농협은행이 공익기금으로 출연해 디지털 소외계층을 지원한다.최근에는 정보기술(IT) 및 온라인 커머스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앱 올원뱅크에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도 했다. 전문업체의 IT 인프라 자원을 빌려 쓰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보호하는 동시에 유연한 서비스 확장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11번가의 간편결제인 SK페이와 협력해 ‘NH페이모아통장’을 내놓기도 했다. SK페이 등 주요 간편결제 충전 합산 실적에 따라 이자를 더 얹어주는 자유입출금식 통장이다.

은행권 최초로 2017년 해커톤대회를 시작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온라인으로 조만간 열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민간 부문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는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에 소외된 사람을 배려하는 ‘디지털 휴먼뱅크’의 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