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지분투자 앱 카사, 강남 빌딩 공모 하루 만에 39억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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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세대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빌딩 지분을 주식처럼 사고파는 시대가 열렸다. 서울 강남에서 상장을 앞둔 빌딩 공모 첫날 5000명 이상이 몰렸다.
빌딩도 주식처럼 지분 사고파는 시대 열려
3개월마다 임대 수익 배당 수익 얻어
앱을 통한 수익증권 거래 가능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카사’를 운영하는 핀테크 카사코리아는 상장을 앞둔 서울 역삼동 '역삼 런던빌' 빌딩 공모에 25일 하루 동안 5000명 이상이 청약했다고 26일 밝혔다. 청약 대금은 39억원이었다.역삼 런던빌은 역삼동 소재의 임대가 완료된 신축빌딩이다.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로 글로벌 국제학교가 장기 임차했다.
카사는 빌딩의 지분을 ‘디지털 수익증권(DABS)’으로 나눠 개인 누구나 쉽게 투자하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예창완 카사코리아 대표는 “첫 공모 상장 예정인 ‘역삼 런던빌’에 관심이 높다"며 "빌딩 공모에 25일 하루 만에 39억원의 청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카사 모바일 앱에서 쉽게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공모가는 1DABS 당 5000원이다. 소액부터 고액까지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다. ‘역삼 런던빌’은 개인이 최대 5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이 건물의 가치가 약 100억원이어서 총 200만 DABS로 이뤄진다.1DABS 투자자는 빌딩 지분의 200만 분의 1을 보유하는 셈이다.첫날 공모에 나선 5000여명 중 30대가 35%에 달했다. 이어 40대가 23%, 20대가 10%를 차지했다. 3040세대의 첫날 누적투자액이 23억원으로 많았다.최고령 투자자는 79세로 500만 원을 청약해 눈길을 끌었다.100만원 이상 투자자는 전체 17% 비중을 차지했다.
이 상품은 보유한 지분에 비례해 3개월마다 임대 수익을 배당받을 수 있다. 빌딩 매각 때 지분만큼 매각처분 이익을 공유받는다. 증권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것처럼 카사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 간 실시간 DABS 매매 거래가 가능하다.
상업용 빌딩 부동산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와 비슷하다. 하지만 리츠의 경우 여러 부동산을 보유하는 부동산 법인의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 방식이다. 이에 반해 카사는 특정 건물 지분을 개인이 직접 보유하는 것이다. 펀드와 리츠가 다루지 못하는 중소 규모의 빌딩 등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단일 빌딩에 투자해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빌딩 매각 등 주요 사안은 투자자로 구성된 수익자 총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한 뒤 의결을 통해 결정한다.
카사코리아는 DABS 공모 및 거래 서비스를 담당한다.투자자 예탁금 관리는 하나은행이 전담한다. 한국토지신탁은 이번 ‘역삼 런던빌’의 등기상 건물 소유주로서 DABS를 발행하는 한편 건물관리 및 임대수익 집행을 담당한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