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 야구 센트럴리그…"수준 높여야" 제언 봇물

퍼시픽리그가 실력 압도…JS 우승 횟수도 센트럴리그에 역전
일본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일본시리즈(JS·7전 4승제)가 끝난 뒤 센트럴리그의 수준 전반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양대리그 최강팀이 맞붙는 일본시리즈가 퍼시픽리그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서다.

퍼시픽리그 우승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25일 센트럴리그 우승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4-1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전 전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일본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4전 전승을 거두는 등 소프트뱅크는 4년 연속 일본시리즈를 제패하고 무적의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야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요미우리는 2년 연속 일본시리즈에서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8연패로 굴욕을 당했다.

일본 야구에선 인기는 센트럴리그, 실력은 퍼시픽리그라는 평가가 오래전부터 나왔다.

특히 실력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는 형편이다. 퍼시픽리그는 2013년 이래 8년 연속 일본시리즈에서 센트럴리그를 눌렀다.

이 기간 소프트뱅크는 6번이나 축배를 들었다.

센트럴리그 팀으로는 마지막으로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한 팀은 2012년 요미우리다. 퍼시픽리그는 또 1950년부터 시작된 일본시리즈에서 36번 이겨 35번에 그친 센트럴리그를 넘어섰다.

요미우리 출신 TV 평론가인 세키모토 시토시는 데일리 스포츠 인터뷰에서 "타자들 스윙의 박력이 다르고, 시속 150㎞ 이상의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도 퍼시픽리그에 더 많다"며 "선수층도 퍼시픽리그가 두껍고, 센트럴리그의 한계가 분명해졌다"고 평했다.

이어 "일본시리즈에서의 완패는 요미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센트럴리그 차원에서 원인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닛칸스포츠 평론가로 활동 중인 미야모토 신야도 "센트럴리그 전체 수준을 향상하지 않으면 일본시리즈는 퍼시픽리그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야모토는 선수층도 얇고 전력도 약한 센트럴리그가 올해 리그 챔피언을 뽑는 포스트시즌인 클라이맥스시리즈를 치르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일본시리즈를 앞두고 단기전에서 전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정작 챔피언 결정전에서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센트럴리그는 정규리그 1위 팀이 리그 우승을 확정하고 일본시리즈로 직행했다.

퍼시픽리그는 리그 1위와 2위가 맞붙는 클라이맥스 시리즈를 개최했다.

리그 1위 소프트뱅크는 2위 지바 롯데 마린스에 3전 전승했다.

미야모토는 퍼시픽리그에서 센트럴리그로 옮겨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많은 것과 비교해 그 반대의 경우는 적다면서 무엇을 비교해도 퍼시픽리그가 강하다고 주장했다.

또 지명 타자 제도 도입이 리그의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확증은 없지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면 센트럴리그가 이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스카우트팀 편성, 훈련 내용 등 퍼시픽리그를 따라잡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센트럴리그에선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고, 지명 타자는 없다.

퍼시픽리그는 지명 타자 제도를 활용한다.

재미와 투타 실력 강화를 위해선 지명 타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가 최근 힘을 얻는다.

한국프로야구는 지명 타자를 운영한다.

올해 코로나19 탓에 단축 시즌을 치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한시적으로 양대리그에 지명 타자 제도를 채택했다. 지명 타자 제도를 내셔널리그로 확대하는 건 로스터 증원 등과 맞물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논의해야 할 의제라 내년에도 30개 구단이 모두 지명 타자를 활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