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종목들, 연말까지 따뜻하다"

경기민감주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석유화학 업종의 주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증권사들은 화학 소재 업체의 연말 쇼핑 특수가 기대되는데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 최소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화학 대표주'인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초부터 26일까지 46%, 대한유화는 48%, 금호석유는 28% 올랐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고 경기가 회복되면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코로나19에도 특정 화학 제품 수요는 줄지 않았다. 배달음식과 온라인 쇼핑 덕분에 포장재 사용량이 급증하고, 가전 제품과 자동차가 많이 팔리면서 여기 들어가는 화학 소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연말에는 여기에 쇼핑 특수가 더해질 전망이다. 반면 롯데케미칼 대산공장과 LG화학 여수공장은 사고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두 공장은 국내 에틸렌 생산량의 23%를 담당하고 있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은 부족해 제품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의 원료인 폴리에틸렌(PE) 가격은 25일 하루에만 7~8% 상승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가 급등하자 고객사들은 화학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해 미리 재고를 축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원가 상승분보다 제품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차·화·정 랠리 때와 비슷한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최소 올해 연말까지 화학 종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대한유화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공장 가동 중단 상황에서 공장을 지속적으로 돌리며 수혜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더해 배터리 소재 설비 증설로 또 다른 수혜가 기대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유화는 배터리 분리막에 들어가는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성장할수록 실적이 함께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