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인 "지방도시 여행 중 가장 불편한 경험은 '언어'"
입력
수정
전북도 '글로벌 청년 스마트관광 네트워크샵'"관광안내센터에서 조차 영어가 안 통할 때가 많아요"
전북관광 주한 외국인 서포터즈 30여명 참여
외국어 서비스, 외국인 대상 지역축제 홍보 등
관광 인프라 및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 내놔
한국에서 모델로 4년째 활동 중인 카자흐스탄 국적의 타나 씨는 "한국에 있으면서 여러 지방 도시들을 가봤지만 언어문제로 자주 불편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인이 어디를 가더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외국어 앱 서비스를 늘리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지난 18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글로벌 청년 스마트관광 네트워크샵'에 참여한 국내 거주 외국인 30여 명은 한국여행 중 겪은 가장 불편했던 점으로 '외국어 서비스'를 꼽았다. 한국말을 몰라서 겪는 언어장벽의 문제가 아닌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수용태세, 서비스 인프라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태국 유학생 프랜다 씨는 "KTX와 같은 기차와 지하철에 비해 버스는 영어 등 외국어 안내가 부족해 이용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며 "서울 시내에 있는 여러 고속버스터미널 중 어디를 이용해야 할 지 몰라 헤맸던 적이 여러번"이라고 경험을 말했다.
서울에서 요가강사로 활동 중인 러시아 출신 마리나 씨는 "서울 등 수도권은 인터넷이나 SNS에서 영어 외에 다른 언어로 된 여행정보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지만 지방 중소도시는 그렇지 않다"며 "자료나 정보도 대부분이 같은 내용들로 다양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지역축제를 외국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나이지리아 출신 무수 씨는 "지난해 통영 튤립축제를 가봤는데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해 인상적이었다"며 "하지만 외국인을 위한 축제정보는 물론 안내가 부족해 외국인 관광객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지역축제를 적극 알린다면 해외에 지역을 알리는 홍보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외국인 서포터즈들은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국내여행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주한 외국인이 여행수요를 살리고 동시에 홍보 도우미로서 역할도 할 수 있어서다. 마리나 씨는 "그동안 대부분이 한국에 머물면서 여행은 인도네시아와 태국, 베트남 등으로 갔다"며 "코로나로 한국 밖을 나가기 어려워진 만큼 이들이 국내여행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청년 스마트관광 네트워크샵은 전북도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익산시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지난달 전북관광 외국인 서포터즈로 선발된 30여 명의 주한 외국인이 참여해 자신들이 직접 여행 중 겪은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내놨다.윤여일 전북도청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서포터즈들이 외국인 관광객의 입장에서 들려준 개선사항과 아이디어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도 관광 정책과 마케팅 계획 수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외국인 서포터즈들과 함께 세계 각 지역에 전북관광의 매력을 알리는 SNS 랜선 마케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