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CFO Insight] 마이데이터와 데이터 경제
입력
수정
마이데이터와 데이터 경제
삼정KPMG 경제연구원
금융 시장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지점 방문 대신 모바일 스마트폰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택시 탑승이나 배달음식과도 연동된 간편 결제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본인의 전 은행권 거래 내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기업이 수집한 개인정보는 언제,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알기 어렵다. ‘마이데이터’ 개념은 이 같은 문제에서 출발했다. 내가 만들어낸 나의 정보에 대한 결정권을 나에게 되돌려주자는 생각, 다시 말해 정보 자기결정권의 회복이 마이데이터의 핵심 철학이다.
디지털 금융의 첫 걸음
유럽에선 마이데이터를 개인정보보호법(GDPR)에 반영해 정보 자기결정권의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을 개정하고 금융 분야에 마이데이터를 도입해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의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고 통계작성이나 공익적 기록 목적 등에 한해 본인 동의없이 활용할 수 있는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해 ‘미래의 원유’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허가 받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회사 등에 흩어져 있는 고객의 신용정보를 모아 통합조회서비스, 재무현황 분석, 개인자산관리 금융서비스,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진일보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전 금융상품에 대한 종합 판매채널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개별 금융업권 내 경쟁 구도는 금융업 전체로 확장돼 경쟁을 통한 시장 효율성 개선, 소비자 선택권 확장 및 편익 증진 등의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폭발적으로 진화할 마이데이터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자 신청과 선정 과정을 비롯해 제공 데이터의 범위와 활용에 관련된 쟁점을 살펴보면 금융권 내의 문제로 한정되지 않는다. 데이터를 둘러싼 경쟁구도는 금융권 내 업종을 넘어 플랫폼 기업과도 경쟁해야 하는 무한경쟁 체제로 진입하고 있다.
향후 데이터 분석과 활용 역량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현재 데이터 개방은 금융권에 국한돼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통신 에너지 교통 의료정보 등 금융과 비금융을 망라해 범위와 종류가 다양해질 것이다. 개인 스스로가 자신의 모든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 주체로서 역할을 하며 이종 산업간 데이터를 융합한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시되는 등 마이데이터 산업은 폭발적인 진화와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경제시대 대비해야
이같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금융사나 기업의 대응 방안 가운데 첫째는 데이터 보안 대책과 기술 확보다. 활용하는 고객 데이터의 양과 범위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소비자는 자신이 신뢰하는 기업에게만 본인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수요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문제다. 데이터의 주체인 고객으로부터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데이터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셋째로는 전후방 서비스와 연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금융 데이터 뿐만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의 융합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경우 헬스케어 산업이나 모빌리티 등 성장성 있는 전후방 산업 또는 이종업종과 연계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넷째로는 외부 데이터에 대한 개방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 데이터 거래소와 같이 다양한 산업 데이터가 결합·유통되는 환경이 조성되면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개방형 데이터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과의 접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대형 정보통신(IT)기술 기업들이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면서 사업자와 고객과의 채널이 변화·확장되고 있어서다.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 접점을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고객의 유입 경로를 확보할 것인지 고민해야한다. 더불어 외부 기업에 대한 투자전략, 협력 체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
마이데이터는 중장기적으로는 전 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 고객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해 한 발 앞서 고민해 향후 도래할 데이터 경제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
금융 시장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지점 방문 대신 모바일 스마트폰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택시 탑승이나 배달음식과도 연동된 간편 결제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본인의 전 은행권 거래 내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기업이 수집한 개인정보는 언제,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알기 어렵다. ‘마이데이터’ 개념은 이 같은 문제에서 출발했다. 내가 만들어낸 나의 정보에 대한 결정권을 나에게 되돌려주자는 생각, 다시 말해 정보 자기결정권의 회복이 마이데이터의 핵심 철학이다.
디지털 금융의 첫 걸음
유럽에선 마이데이터를 개인정보보호법(GDPR)에 반영해 정보 자기결정권의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을 개정하고 금융 분야에 마이데이터를 도입해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의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고 통계작성이나 공익적 기록 목적 등에 한해 본인 동의없이 활용할 수 있는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해 ‘미래의 원유’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허가 받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회사 등에 흩어져 있는 고객의 신용정보를 모아 통합조회서비스, 재무현황 분석, 개인자산관리 금융서비스,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진일보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전 금융상품에 대한 종합 판매채널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개별 금융업권 내 경쟁 구도는 금융업 전체로 확장돼 경쟁을 통한 시장 효율성 개선, 소비자 선택권 확장 및 편익 증진 등의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폭발적으로 진화할 마이데이터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자 신청과 선정 과정을 비롯해 제공 데이터의 범위와 활용에 관련된 쟁점을 살펴보면 금융권 내의 문제로 한정되지 않는다. 데이터를 둘러싼 경쟁구도는 금융권 내 업종을 넘어 플랫폼 기업과도 경쟁해야 하는 무한경쟁 체제로 진입하고 있다.
향후 데이터 분석과 활용 역량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현재 데이터 개방은 금융권에 국한돼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통신 에너지 교통 의료정보 등 금융과 비금융을 망라해 범위와 종류가 다양해질 것이다. 개인 스스로가 자신의 모든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 주체로서 역할을 하며 이종 산업간 데이터를 융합한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시되는 등 마이데이터 산업은 폭발적인 진화와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경제시대 대비해야
이같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금융사나 기업의 대응 방안 가운데 첫째는 데이터 보안 대책과 기술 확보다. 활용하는 고객 데이터의 양과 범위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소비자는 자신이 신뢰하는 기업에게만 본인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수요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문제다. 데이터의 주체인 고객으로부터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데이터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셋째로는 전후방 서비스와 연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금융 데이터 뿐만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의 융합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경우 헬스케어 산업이나 모빌리티 등 성장성 있는 전후방 산업 또는 이종업종과 연계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넷째로는 외부 데이터에 대한 개방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 데이터 거래소와 같이 다양한 산업 데이터가 결합·유통되는 환경이 조성되면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개방형 데이터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객과의 접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대형 정보통신(IT)기술 기업들이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면서 사업자와 고객과의 채널이 변화·확장되고 있어서다.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 접점을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고객의 유입 경로를 확보할 것인지 고민해야한다. 더불어 외부 기업에 대한 투자전략, 협력 체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
마이데이터는 중장기적으로는 전 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 고객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해 한 발 앞서 고민해 향후 도래할 데이터 경제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