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연장에 무게…유가 더 오를까 [원자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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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관계자 "최근 랠리는 심리 탓"최근 원유 가격이 상승세인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조만간 감산을 예정보다 더 오래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격 수준 유지하려면 감산 연장해야"
30일부터 온라인회의서 결정
26일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세 명을 인용해 OPEC+이 당초 내년 1월부터로 예정된 감산 축소에 곧바로 나서지 않고 감산을 연장하는 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OPEC+는 오는 30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열고 감산 연장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존 합의대로라면 OPEC+는 내년 1월부터 일평균 200만 배럴만큼 감산폭을 축소한다. 코로나19 이전 기준 세계 하루 소비량의 2%가 시장에 더 풀리게 되는 셈이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러시아는 필요시 기존 감산량을 내년 1분기까지 유지하자는 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2분기를 두고는 추후 감산 여부를 결정하자는게 러시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감산 연장을 주장하는 나라들은 세계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내년 석유 수요 개선이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한 OPEC+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관련 뉴스가 이어지면서 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이는 감산 연장안에 대한 OPEC+의 입장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최근 유가 랠리는 시장 심리 덕분"이라며 "이 가격을 뒷받침할 시장 펀더멘털을 만드려면 감산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은 감산을 3개월 연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나이지리아 등이 기존 합의안 이행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자국 경제 위기를 이유로 아예 내년 감산 의무에서 빠지고 싶다는 입장을 앞서 밝혔다.
하지만 주요 투자은행들은 OPEC+가 감산을 연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OPEC+이 감산을 3개월 연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UAE가 감산안 연장 합의를 무산시킬 정도로 기존 합의 이행안을 밀어붙이진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도 다수 분위기에 따를 전망이라 감산안 연장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JP모간의 크리스티안 말렉 석유·가스부문장은 "OPEC+가 감산을 최대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년 3월까지는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유 재고가 당초 시장 기대만큼 빨리 소진되고 있지 않고, 미국 등에선 추가 봉쇄조치가 예상된다는게 그의 근거다. 이날 국제 원유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후 2시30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근월물은 배럴당 48.89달러에 손바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은 46.09달러에 거래됐다. 두 유종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유가 전쟁’을 시작한 지난 3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