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다시 쇄신 인사…롯데그룹, 50대 CEO 전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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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2021년 정기 임원인사 [이슈+]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월 '깜짝 인사'에 이은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다시 한번 인적 쇄신에 나섰다.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란 게 재계의 평가다. 이번 인사로 50대 초반의 최고경영자(CEO)가 롯데그룹 전면에 대거 배치됐다.
▽ 35개 계열사 임원인사 단행
▽ 50대 초반 임원, 대표이사로 대거 전진 배치
롯데그룹은 26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 계열사의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인사는 예년보다 약 한달 가량 앞당겨 실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 속 내년도 경영계획을 조기 확정하고 실천하기 위한 조치라고 롯데그룹은 전했다.
이번 인사로 그룹의 4개 사업 부분(BU·비즈니스유닛) 중 식품 BU장이 교체됐다. 롯데그룹의 식품 분야를 이끈 이영호 사장이 후배들을 위해 일선에서 용퇴했다. 신임 식품BU장에는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사진)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이영구 사장은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롯데알미늄, 그룹 감사실 등을 거쳤다. 2009년부터 롯데칠성음료 전략부문장과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2020년에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해 대표를 맡았다.
롯데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사 롯데지주의 실장도 일부 변화가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롯데건설의 고수찬 부사장이 승진 보임했다. 준법경영실장으로는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해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지주는 최근 2년 사이 6개실 수장을 모두 교체하게 됐다.이번 임원인사에서는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대표이사로 대거 등용했다. 시장 수요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로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하며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였던 강성현 전무는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이 배치됐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신임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52세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 임병연 부사장이, 부산롯데호텔 대표에는 호텔롯데 국내영업본부장 서정곤 전무가 내정됐다. LC USA 대표이사에는 손태운 전무가 내부 승진했고, LC 타이탄 대표이사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생산본부장 박현철 전무, 롯데베르살리스 대표이사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안전환경부문장 황대식 상무가 각각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에는 롯데칠성음료 글로벌본부장 김태현 상무가 내정됐다.
글로벌 임원 확대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법인의 카얌 라즈풋 법인장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임원인사로 임원 직제 슬림화도 단행했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실시, 승진 및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는 설명이다.
임원 직급단계는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줄였다.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이는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한 조치라고 롯데그룹은 전했다.
이번 조치로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이 폐지돼 1년 만에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은 ‘상무보’ 직급으로 통합했다.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그동안 13년이 걸렸지만, 이번 직제 개편을 통해 승진 가능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8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비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변화를 위한 의지를 보인바 있다. 당시 황각규 부회장이 용퇴하고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임원이 전체 교체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계 5대그룹 중에서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인사를 통해 그동안 쇄신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하고 조직에 긴장감과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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