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KCGI, 아시아나 인수 놓고 막판까지 '날선' 공방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놓고 산업은행과 한진그룹 및 KCGI 등 3자연합이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연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는 등 반박의 반박을 거듭하고 있다. 법원의 신주발행 가처분소송 인용 여부에 따라 두 회사 합병여부가 사실상 결정되는 만큼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은은 26일 예정에 없던 보도자료를 내고 “구조조정 3대 원칙을 지키며 두 회사의 통합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산은이 강조한 3대 원칙은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마련 등이다. 산은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부를 투자합의 위반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다. 조 회장의 보유주식은 시가 기준으로 총 2730억원에 이른다. 미리 담보로 제공한 채무금액을 감안한다면 이번에 제공한 실질 담보가치는 1700억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통합추진 및 경영성과 미흡시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기로 하는 등 이번 항공사업 개편작업에서 책임있는 역할 원칙이 지켜졌다는 것이 산은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경영평가 등을 통해 조 회장의 경영성과 미흡시 담보주식 처분, 퇴진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견제와 감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는 게 산은의 설명이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 회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KCGI는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KCGI는 보도자료를 통해 “항공업 재편은 주주와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와 납세자인 국민 및 항공업 전문가들의 입장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은이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이번 인수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KCGI의 주장이다. KCGI는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위법성에 관한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겸허하게 기다리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필요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