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앱은 미끼?…'소비자 지갑' 터는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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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영상에 광고 붙이겠다"구글이 자사 서비스 사용료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30%의 수수료를 떼어가는 ‘인앱결제(앱 내 결제)’ 적용 범위를 모든 콘텐츠 앱으로 확대한 것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사진 저장 앱 ‘구글 포토’와 음악 감상 앱 ‘유튜브 뮤직’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최근에는 유튜브 내 모든 동영상에 광고를 붙이겠다며 사용자 약관을 개정했다. 무료 서비스를 미끼로 대규모 사용자를 끌어모은 구글의 ‘지갑 털기’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튜브 뮤직·구글 포토 등 줄줄이 유료화
구독 적은 동영상도 수익 챙기기
유튜브 유료가입 늘리려는 '꼼수'
"모든 앱에 수수료 30% 떼겠다"
공짜 내세워 고객 정보 끌어모아
AI 기술 활용한 맞춤광고에 사용
세계 시민단체 "개인정보 침해"
○무료 내세우더니…슬그머니 유료화
2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약관을 개정해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하지 않은 제작자의 영상에도 광고가 붙도록 했다. 제작자가 YPP에 가입하기 위해선 최근 1년간 올린 영상의 분량이 4000시간을 넘고, 구독자는 1000명 이상이어야 한다. 약관이 바뀌면서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작자의 영상에도 광고가 붙게 됐다. YPP에 가입한 제작자의 영상과는 달리 소규모 제작자의 광고 수익은 구글이 독차지한다.업계에선 구글이 유튜브를 통한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약관을 수정했다고 해석한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면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다. 약관 개정은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먼저 이뤄졌고, 내년 중반 이후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구글은 ‘무제한 사용’을 내세워 사용자를 대규모로 끌어모은 구글 포토도 내년 6월부터 유료화하기로 했다. 무료 사진 저장 용량을 15기가바이트(GB)로 제한했다. 2015년 출시된 이 서비스 사용자 수는 10억 명에 달한다. 구글 포토 유료화도 구독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다. 사용자가 사진을 100GB까지 저장하기 위해선 월 1.99달러(한국에선 2400원)의 클라우드 서비스 ‘구글 원’에 가입해야 한다. CNN비즈니스는 “(구글 포토가) 평생 무료라고 믿고 있었던 사용자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합당하다”며 “일부 사용자는 구글이 ‘미끼 상술’을 펼쳤다며 트위터 등 SNS에서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구글은 광고만 들으면 음악을 제한 없이 감상할 수 있던 유튜브 뮤직도 지난 9월부터 국내에서 전면 유료화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도 월 8690원에서 1만450원으로 올렸다.
○“사용자에게 더 받아야 성장”
사용자의 비판에도 구글이 무리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수익원 다양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구글의 ‘캐시카우’는 검색을 비롯해 각종 무료 서비스로 끌어모은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전달하는 디지털 광고 사업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지난해 광고 매출은 1348억달러(약 149조원)로 전체 매출의 83.3%에 달한다. 사용자의 데이터는 자사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그런데 이 같은 방식은 세계 시민단체들로부터 개인정보 침해라는 공격을 받고 있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 등 내밀한 영역까지 구글이 광고에 활용하기 위해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등 각지에서 강해지는 개인정보 관련 규제도 구글에 불리하다. 구글이 검색 및 검색광고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불공정 행위를 했다며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도 진행 중이다.구글의 광고 매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의 여파로 2분기 타격을 입기도 했다. 3분기에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광고 매출이 큰 폭 반등했지만 성장만 이어갈 것 같던 주 수익원이 한때 줄어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등 미국의 주요 IT기업이 구독 서비스로 매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점도 구글이 소비자의 지갑을 적극 공략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사 제품에서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