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한반도 운명, 남북의 손에 줘야…남북교류 회복 지지"

국회서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박의장 "미중 협력 필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은 27일 "남북 양측이야말로 한반도의 진정한 주인"이라며 "한반도의 운명은 남북 양측의 손에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왕 부장은 이날 국회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중국은 한반도의 중요한 이웃으로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측에 따르면 왕 부장은 "한국 측이 남북 간 채널을 통해 방역이 허락되는 전제하에 북한 측과 교류를 회복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중국은 적극적으로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통 북한에서 당대회를 개최할 때 나라의 발전 방향이 정해진다"며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를 통해 북한이 어떤 방침과 노선을 내놓을지에 대해 우리가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왕 부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 끝나지 않았지만 제가 방한한 것은 중한 양국의 신뢰를 보여주고,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조만간 전략적 신뢰를 강화하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한중일 3자 경제 교류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왕 부장은 "중한일 정상회의에 일본 측의 참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그는 "더 나아가 중한일 FTA까지 도달해 최종적으로 아태자유무역 구축이라는 공통목표를 향해 나가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국회 측은 설명했다.
박 의장은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안정에 있어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비핵화는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며 "국제적 협력도 중요하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 의장은 "그동안 중국이 보인 건설적 협력에 대단히 감사하다"며 "북한이 대화·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더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제 2022년이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데 국제적 차원의 수준 높은 전략적 대화가 제도화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은 기후 변화에 관한 동북아 협력체 구상도 검토해달라고 왕 부장에게 제안했다.

그러자 왕 부장은 "앞으로 녹색 저탄소,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을 계속 걷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예방은 1시간가량 진행됐다.

언론사 중국 특파원 출신인 박 의장과 왕 부장은 사랑재 밖에서 통역 없이 환담하며 남북관계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왕 부장은 이번 방한에서 여권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박 의장 예방에 앞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홍익표·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80분가량 비공개 조찬을 했다.

한 참석자는 "한중 양국 간 여러 현안,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 방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밝혔다.참석자들이 남북·한중·미중관계의 전망을 묻고, 왕 부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대화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