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세단 안 부럽다"…운전 재미 극대화한 쏘나타 N라인[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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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78회
△ 현대차 쏘나타 N라인 시승기
▽ 센슈어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외관
▽ 290마력 새 심장으로 스포츠세단 성능 갖춰
▽ 기존 패밀리카의 편의성과 공간성도 겸비
측면에서는 N라인 엠블럼 외에 차이를 느끼기 쉽지 않다. A필러 아래쪽과 휠에 붙은 엠블럼만이 N라인임을 알게 해준다. 후면부에는 트윈팁 듀얼 머플러가 탑재돼 고성능을 암시한다. 전반적인 실내 디자인은 다른 쏘나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시트와 재질 등에서 디테일에서 스포티한 요소가 적용됐다. 앞좌석에 스웨이드 재질로 마감도니 세미 버킷시트가 자리잡았고 붉은 스티치가 고급스러운 포인트 역할을 했다. 뒷좌석도 같은 재질로 통일감을 갖췄고 스티어링 휠과 시트 등에 N라인 로고도 적용됐다. 편안한 승차감이나 운전 편의성 등에서 쏘나타 N라인은 기존 쏘나타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자율주행 기술이나 전자식 버튼형 변속기,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축간거리 등은 기존 쏘나타와 동일하다. 여전히 운전은 쉽고 공간은 여유롭기에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다만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이전과 명백히 달라진 주행감을 선보였다. 쏘나타 N라인은 스마트스트림 2.5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습식 DCT를 적용해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 토크 43.0㎏·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기아차 스팅어에 들어간 것과 같은 엔진에서 최고출력만 14마력 낮췄다. 전륜기반 차량이기에 토크스티어(급가속 상황에서 스티어링 휠이 한 쪽으로 틀어지는 현상)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쏘나타 N라인에는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커스텀 등의 주행 모드를 지원하는데, 노멀에서도 경쾌한 주행이 가능했다. 하지만 쏘나타 센슈어스에서 힘이 더 좋아졌을 뿐으로, 세단의 편안함을 여전히 지니고 있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힘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보다 더욱 단단해진 하체는 지면을 움켜쥐며 달렸고 조향도 민첩해졌다. 박진감 넘치는 가상 엔진 사운드도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자 엔진음은 더욱 커졌고, 페달을 밟지 않아도 엔진 회전수를 2000rpm 이상으로 유지해줘 재가속 상황에서 즉각적인 반응성도 즐길 수 있었다. 현대차는 주행 중 코너 등을 만나 변속기 단을 낮추는 경우에도 엔진 회전수를 높게 유지해 빠른 재가속이 가능한 레브 매칭 기능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차량 시스템의 개입이 줄어 보다 날 것에 가까운 운전 환경도 갖춰졌다. 사실 최근 자동차들은 끊임없이 운전에 개입해 차량이 보다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한다. 평상시에는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이지만, 간혹 서킷을 달리는 등 재미를 추구하고 싶을 때는 방해가 되곤 한다. 쏘나타 N라인은 운전자가 원하는 경우 이러한 제약을 최대한 풀어 운전의 재미를 높였다.이 상태에서 차체자세제어장치(ESP)까지 끄자 런치 컨트롤도 가능해졌다. 런치 컨트롤은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과 제동 페달을 동시에 밟아 엔진 회전수를 높인 뒤 빠르게 출발하는 기법이다.일반적인 자동차에서 두 페달을 동시에 밟으면 운전자가 잘못 조작한 것으로 판단해 작동하지 않지만, 쏘나타 N라인은 우웅대는 소리와 함께 4000rpm까지 힘을 모은 뒤 휠스핀을 일으키며 앞으로 치고 나갔다. 런치 컨트롤을 사용한 쏘나타 N라인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6.2초. 쓰지 않으면 6.5초로 늘어난다.
쏘나타 N라인은 가족과 함께 하는 패밀리카부터 재미를 추구하는 스포츠세단까지 포괄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본격적인 스포츠세단은 전고가 낮아 타고 내릴 때 불편을 느끼기도 하지만, 쏘나타 N라인은 전고가 기존 모델과 같아 편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은 프리미엄 3053만원, 익스클루시브 3495만원, 인스퍼레이션 3642만원으로 일반 모델보다 다소 비싸졌지만, 성능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전체적인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해진 탓에 뒷좌석 승차감이 일반 모델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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