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3년전 사병 살린 부사관, 이번엔 맨홀 속 인부 구해

김성근 육군상사, 맨홀서 인부 구해…2017년 축구장서 쓰러진 병사도 살려
"직업군인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이 도움 돼"

[※ 편집자주 = 이 기사는 익명 독자가 보내주신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

현역 군인이 맨홀 내부에서 작업하다 의식을 잃은 인부 2명을 응급처치로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육군 25사단 정보통신대대에서 근무하는 김성근 상사와 같은 사단 청룡연대 소속 박선주 중사.
28일 25사단에 따르면 김 상사와 박 중사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9분께 부대 내 맨홀 보수공사 현장을 순찰하던 중 "으으윽"하는 신음을 듣고 깜짝 놀라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달려갔다.

현장에는 인부 A(53)씨가 맨홀 안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의식불명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김 상사는 곧장 119에 신고한 뒤 인근에 있던 로프로 A씨를 묶은 뒤 다른 작업자 B(30)씨와 함께 맨홀 밖으로 들어 올렸다. 안도하기도 잠시, 갑자기 B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경련을 일으키다 털썩 쓰러졌다.

김 상사는 재빨리 B씨 손을 잡아 맨홀 밖으로 끌어냈다.

이후 A씨 몸에 감겨 있던 로프를 풀고 4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동안 박 중사는 B씨를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하며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A씨와 B씨 모두 의식이 돌아와 119구급차로 후송됐다.

김 상사는 구급차에 올라 이들이 고압산소치료를 받는 모습을 확인한 뒤에야 부대로 복귀했다.

A씨는 퇴원 후 김 상사에게 전화해 "목숨을 구해줘서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상사는 "살아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김 상사가 심폐소생술로 사람 목숨을 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정보통신대대 산하 소대 대항 축구 리그전에서 한 소대 상병이 상대 팀 수비수와 부딪힌 뒤 경련을 일으키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도 재빨리 응급처치해 목숨을 구했다.

김 상사는 "급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다들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구조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상병의 의식이 회복된 후 상병 모친이 '아들을 살려줘서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 와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김 상사가 심폐소생술로 인명을 두 차례나 구한 데는 2012년부터 6년간 부대 내 구급법 교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

김 상사는 "사람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일단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자동반사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며 "직업 군인을 대상으로 연간 1회 이상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하고 구급법 교관에게 실습 기회를 여러 번 준 부대 내 안전교육 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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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