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민텍, 패널용 자동화설비로 세계시장 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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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 오성준 휴민텍 대표“우리 설비의 강점은 뛰어난 원가 절감 경쟁력에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LG화학의 협력사로 선정된 배경이기도 하죠.”
원가 줄이는 설비·경쟁력 발판
삼성·LG 협력사로 선정
폴란드·베트남 수출 개척
연구개발 인력 40% 달해
오성준 휴민텍 대표(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최적 원가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제조하는 게 휴민텍의 오랜 전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자동화설비 전문기업인 휴민텍은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5185만달러(약 572억원)의 수출을 달성했다. 오 대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에 선정됐다.
3년 새 수출 800% 증가
오 대표는 옛 LS산전과 에버테크노에서 오랫동안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마흔 살 무렵에 자신의 사업을 해보자는 마음을 먹고 2010년 휴민텍을 세웠다. 첫 생산 제품은 OLED 휴대폰용 디스플레이패널 공급장비였다. 비슷한 업체가 많았기 때문에 오 대표는 가격 경쟁력에 승부를 걸었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원가를 줄여가며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장비를 설계했다. 이 같은 강점을 인정받아 휴민텍은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가 됐다.이후에는 2차전지 폴딩 관련 장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장비를 제조하는 자동화설비를 설계하며 중국 기업과 경쟁했다. 오 대표는 “이 분야를 장악하고 있던 중국 기업보다 우수한 국산 생산장비를 설계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휴민텍은 이 자동화설비로 LG화학과 협력계약을 체결했다.수출은 2015년부터 성사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화학이 해외에서 휴대폰 패널 및 2차전지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베트남 폴란드 중국 등으로 뻗어 나갔다. 그 덕분에 수출 실적이 빠르게 늘었다. 2016년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612만달러(약 67억원)이던 수출 규모가 3년 만에 800% 넘게 증가했다. 휴민텍은 2017년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9년 폴란드지사를 세웠다.
오 대표는 휴민텍의 올해 매출을 600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 중 450억원이 수출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3년 안에 10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했다.
엔지니어 절반 2030세대
휴민텍이 우수한 자동화설비를 꾸준히 개발할 수 있었던 건 다양한 엔지니어를 보유한 덕분이다. 오 대표는 “전체 직원의 40%가 개발 인력”이라며 “전체의 절반이 2030세대로 구성됐을 정도로 회사 분위기가 젊어 활발한 연구가 가능하다”고 했다.최근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동화설비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객사의 관련 요청도 다양하게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대표는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를 사전에 예측해 가능성을 줄이는 프로그램 등을 접목하려고 한다”고 했다.국내에서는 자동차·반도체 자동화설비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는 변속기 밸브 조립라인 자동화설비를, 반도체는 투입 공급·물류 자동화설비를 제작하고 있다. 오 대표는 “자동차·반도체 분야는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분야”라고 설명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