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 불티…역대 최고 매출 달성

10~11월 작년보다 67% 증가
1020세대 새로운 소비층 부상
2004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배우 임수정 씨가 신었던 ‘어그’ 부츠는 당시 패션업계를 강타했던 히트상품이었다. 이후 세월이 흐르며 점점 잊혀졌던 어그가 최근 인기 상품으로 돌아왔다.

어그(사진)를 수입·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어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가량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이 브랜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판매량과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어그는 호주의 신발 브랜드명으로 양털 부츠를 총칭한다. 어그의 국내 매출은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올가을 들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실내용 슬리퍼와 발목 길이의 ‘클래식 울트라 숏’ 제품이다. 최근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편안한 라운지웨어, 원마일웨어의 인기가 높아지자 그에 어울리는 실내용 슬리퍼가 잘 팔렸다. 발목 길이의 어그 판매량도 늘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길이가 짧은 쇼트패딩, 쇼트재킷 등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발목 길이의 어그는 보온성이 좋은 데다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해 주는 스타일링 효과도 갖췄다”고 말했다.

‘뉴트로(새로운 복고)’를 선호하는 1020세대가 어그의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영입된 영향도 컸다. 어그를 잘 아는 기존 소비자인 3040세대와 달리 1020세대가 어그를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로 인식했다는 설명이다. 2017년께 뉴트로 브랜드 휠라가 1020세대 사이에서 ‘대박’을 낸 것과 비슷하다. 올 들어 어그 제품을 구입한 1020세대 비중은 작년보다 세 배 늘었다.어그 마케팅 담당자는 “배우 이유비 씨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인플루언서와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고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를 주요 소통 채널로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