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코앞인데 대학 방역 우왕좌왕…수험생 안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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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입시현장 혼란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다음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치러질 대입 논술·면접 시험의 방역대책이 대학마다 제각각이어서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대학들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수능을 앞두고 격상되면서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숭실대 논술 시험장 급변경
고려대·연세대 등 비대면 면접
이대는 KF94 마스크 착용 안내
일부선 불편 고려 칸막이 미설치
세부방침 못 정한 학교도 다수
논술·면접 방역대책 제각각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숭실대는 12월 4~5일 고양 킨텍스에서 치르기로 한 대입 수시 논술시험을 다시 서울 본교에서 치르겠다고 밝혔다. 숭실대는 당초 방역에 대비한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킨텍스에서 논술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돼 방역당국이 킨텍스 사용을 제한하면서 급히 장소를 변경했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숭실대는 긴급하게 방역대책 마련에 나섰다. 숭실대 관계자는 “종합적인 논술 방역대책은 다음달 1일 발표할 것”이라며 “부득이한 상황이지만 수험생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다른 대학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대입에서 수능 이후 논술시험을 치르는 대학은 연세대 건국대 한양대 중앙대 등 29개교에 달한다. 이 중 다수는 칸막이 설치 여부, 고사실 내 인원 수준, 착용 가능한 마스크 등급을 비롯한 세부 방역지침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구체적 방역지침을 정한 학교들도 각자 내용이 다르다. 숭실대는 논술고사에 대비해 칸막이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한양대 이화여대 연세대 등은 학생들의 불편을 고려해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을 방침이다. 착용 가능한 마스크의 경우 이화여대 등은 KF94 등급 착용을 안내하고 있지만 일부 학교는 KF80 등급 이상이라고 하거나 상세 방침을 정하지 못한 곳도 있다.면접전형 방식도 대학마다 달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서울대는 다음달 11일 일반전형 면접·구술고사를 대면 방식으로 치른다. 자가격리 수험생만 권역별 고사장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반면 연세대는 ‘비대면 녹화 방식’을 채택해 학생이 대학을 찾아가 직접 영상을 녹화하도록 했다. 고려대는 일반전형 학업우수형의 경우 집에서도 면접 영상을 녹화해 올릴 수 있도록 했지만 일반전형 계열적합형은 현장 녹화만 하도록 했다.
권역별 고사장 놓고 대학별 온도 차
자가격리 수험생을 위한 권역별 고사장을 두고 대학들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험 감독 인력이 모자라는 대학들은 “모든 시·도 지역을 챙기려면 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입장이다.앞서 교육부는 지난 9월 자가격리 수험생의 대학별 고사를 위해 전국 8개 권역에 고사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방에서 자가격리 수험생이 발생할 경우 대학은 해당 고사장에 감독 인력을 파견해야 한다.문제는 감염병 확산 속도가 빨라 자가격리 수험생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논술고사를 치른 홍익대는 권역별 고사장을 이용한 수험생이 단 한 명에 불과했지만 수능 이후엔 대학별로 자가격리 수험생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주요 대학 중 다수는 “원칙적으로는 권역별 고사장을 활용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방침은 아직 내리지 못했다. 서강대는 권역별 고사장 활용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 중앙대와 연세대도 내부 논의를 통해 권역별 고사장 활용을 최종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자가격리자가 예상보다 많이 나오면 현재 인원 수준으로는 통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감독관 개인은 물론 학교 입장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권역별 고사장에서 시험볼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해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확진자도 응시 기회를 제공하는 수능과 달리 대학별고사는 완전 원격으로 진행하는 일부 비대면 면접전형을 제외하고 확진자의 응시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다. 수시 논술전형을 준비 중인 김모군(19)은 “운 없게 수능 후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올해 입시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