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온 나라가 무법천지 되고 있다…文 직접 만나자"

"대한민국 근본과 기강 통째로 무너지고 있다"
"文 대통령, 정당 대표들 만나 의견 나누자"
"민주당은 어차피 거수기…형식은 중요치 않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내린 직무배제 명령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는 30일 "온 나라가 돌이킬 수 없는 혼란과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뒤에 숨지 말고 정당 대표들과 만나자"고 주문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지금 이 정권 사람들은 권력의 단맛과 지지자들 환호에 취해 온 나라를 벌집 쑤시듯 들쑤시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민국 근본과 기강 통째로 무너져"

그는 "갈등이 어렵게 봉합됐던 김해 신공항 문제를 보궐선거를 위해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리고, 권력 사유화에 방해가 되는 민주주의 원칙과 관행들은 폐기되고 있다"며 "권력자의 사익 추구를 제어할 '법치주의'는 정적을 압살하는 '법에 의한 지배'로 변질됐다. 대한민국의 근본과 기강이 통째로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중심에는 유리할 때만 나서고 불리할 땐 숨는 대통령, 그리고 권력을 키우며 사익 추구에 혈안이 된 홍위병 측근들이 있다"며 "지금 이 상황이 누구의 문제인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국민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자신들은 잘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민주주의 책임정치이니 180석 의석을 갖고 하고 싶은 대로 밀어붙이자는 사람들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하겠다. 권력을 쥐었다고 마음대로 하는 것은 책임정치가 아니라 독재정권이 하는 짓"이라고 강조했다.안철수 대표는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해서 그것이 민주당이 독주하는 국회 4년, 문재인 연성 독재 5년 동안 무능과 무법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순 없다"며 "그럴 거면 감사원, 입법부, 야당과 언론은 왜 존재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文 대통령, 정당 대표들 만나 의견 나누자"

안철수 대표는 "나라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동안 국민은, 야당은, 헌법기관은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뜻인가"라며 "부당한 정권의 행태에 대해 국민은 저항할 수 있고, 야당은 비판할 수 있고, 권한 있는 헌법기관들은 견제하고 제동을 걸 수 있다"고 했다.그는 "견제와 균형, 이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민주당과 청와대 참모들은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모르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문재인 정부는 민주주의 정부가 맞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만일 대통령과 이 정권 스스로 법치와 민주주의에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다면, 민주당과 추미애 장관 뒤에 숨지 말고 국정 책임자로서 정당 대표들과 진정성 있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어보자"고 덧붙였다.

그는 "비공개든 공개든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여러 국정 현안이 있지만, 먼저 내년도 예산을 어떻게 편성하고 집행할 것인지부터 이야기해보자"고 촉구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