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폐수 재활용해 반도체 생산…TV 상자→반려묘 집 '업사이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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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나선 기업들‘환경경영’은 삼성전자가 중시하는 경영 화두다. 세계 각국 연기금과 자산운영사들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데다 탄소중립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뺀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물 덜 쓰고 반도체 만든다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조직들은 공업용수 사용량을 줄이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이미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영국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설립한 친환경 인증기관 카본트러스트로부터 조직단위 ‘물발자국’ 인증을 받았다.조직단위 물발자국 인증은 3년간 사업장에 사용하는 용수량과 용수 관리를 위한 경영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부여한다. 삼성전자는 용수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정을 최적화하고, 멤브레인(혼합물을 분리할 수 있는 막) 기술을 도입해 고농도 폐수를 정화해 사용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지난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물 사용량은 4911만t이었다. 2017~2018년 평균 사용량(5015만t)과 비교하면 104만t의 물을 절약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절약한 물은 20만 명이 한 달간 쓸 수 있는 양이다.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외 모든 반도체 사업장은 환경안전 국제공인기구 UL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다시 자원으로 활용하는 비율에 따라 플래티넘(100%) 골드(99~95%) 실버(94~90%) 등으로 나뉜다. 삼성전자의 세계 8개 반도체 사업장은 골드 등급을 받았다. 이번에 인증을 완료한 사업장의 평균 자원순환율은 98.1%에 이른다.
빈 TV 상자의 재발견
가전제품 담당 조직들은 ‘포장재 업사이클링’으로 호평받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4월부터 세계에 출고되는 라이프스타일 TV 포장 상자를 에코 패키지로 바꿨다. 포장재를 이용해 반려동물의 집이나 소형 가구를 만들 수 있다.TV 포장재로 쓰이는 골판지를 포함한 종이 폐기물의 양은 상당하다. 국내에서 1년 동안 배출된 종이 폐기물만 200만t(2017년 환경부 추산)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에코 패키지가 확산되면 종이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줄여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 패키지를 적용하지 않는 제품의 포장재도 과거와 다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제품 포장재에 플라스틱과 비닐 대신 종이와 친환경 소재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제품을 거치하는 플라스틱 재질 용기를 펄프몰드와 종이로 변경하고, 이어폰과 케이블을 감싸고 있던 비닐도 종이와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있다.에너지 소모가 적은 제품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환경경영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환경청이 주관하는 ‘2020 에너지스타상’에서 최고상인 ‘지속가능 최우수상’을 받았다. 에너지 절감효과가 가장 뛰어난 제품에 부여되는 에너지스타 ‘최고효율’ 등급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최고효율 등급을 받은 모델은 33개에 달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